AP뉴스는 이날 한국의 대선관련 소식을 속보로 보도하면서 이례적으로 높은 투표율에 주목했다. AP는 추운 날씨 속에서도 투표율이 지난 선거들에 비해 더 높았다며 두꺼운 점퍼와 목도리를 한 시민들이 투표장마다 장사진을 이뤘다고 전했다.
과거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진영이 유리한 게 과거 사례였다.
그러나 오후 6시 선거 마감후 발표된 한국 지상파 방송 3사의 공동 출구조사 결과 박근혜 후보가 다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박근혜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지만 YTN 조사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오히려 앞선 것으로 나왔다며 양측이 혼전을 벌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CNN과 AFP통신은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고(故) 박정희, 노무현 전(前) 대통령의 대리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두 후보가 박, 노 전 대통령의 ‘아바타’로 인식되고 있다는 한국의 한 대학교수 논평을 인용했다.
AFP는 특히 이미 고인이 된 박, 노 전 대통령을 ‘유령들(ghost)’이라고 칭했다. 이는 전 대통령들이 새롭게 지도자를 뽑는 이번선거에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경제 이슈와 대북 정책을 주요 선거 이슈로 다뤘다. 박 후보가 당선되면 유교 문화가 지배하는 한국에 여성출신 대통령이 등장하는 의미심장한 정치적 진화를 일궈내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해 대다수 정치분석가들은 이번 대선 구도가 ‘성(性)대결’이 아니라고 풀이했다.
영국 BBC는 청년실업 해결을 포함한 경제(민생) 이슈가 선거를 지배하고 있다며 두 후보 모두 복지지출을 늘리겠다고 공약했다고 보도했다. BBC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對北) 대결정책과 달리 이들 두 후보는 모두 대북 포용정책을 펼칠 것으로 점쳤다.
LA타임스는 이번 한국 대선은 이념적 대결보다는 일자리, 경제와 사회복지 문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며 과거 미국의 조지 W부시 공화당 대선 후보 대(對) 엘 고어 민주당 대선 후보간 대결과 비슷하다고 풀이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선거가 투표율에 따라 당락이 갈릴 수 있고 얼마나 많은 젊은 층이 투표에 참여하느냐가 주요 관건이라는 정치 평론가의 발언을 인용했다. NYT는 또 이번 대선이 변화를 갈망하는 한국 유권자의 열망을 잘 보여준다고 전했다.
박 후보는 그러나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대북 지원을 ‘퍼주기’로 보고 이를 통해 얻은 것은 ‘가짜 평화’라고 지적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선거가 진행되는 중간 투표율과 방송 3사의 공동출구 조사 결과를 전하면서 관심을 보였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이번 한국 대선이 ‘보수와 진보’, ‘여성과 남성’의 대결구도였다고 보도했다. 반관영 매체 중국신문망도 이번 대선은 한국 대통령선거 역사상 가장 치열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주변국에서 처음으로 논평을 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중국은 현재의 양호한 기초 위에서 한국과 상호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