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이들 지역의 물가가 하락한 것으로 파악되자 중앙은행들이 금리 결정에 대한 시름을 덜게 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인플레 하락의 주요 원인이 국제 유가의 하락에서 기인한 것인 만큼 유가 등 외부 변수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한국 8월 CPI 5.6%로 0.3%P 하락
한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연율 5.6%를 기록하며 전월 5.9%에서 내림세를 나타냈다. 인플레가 완화된 모습을 보이자 한국은행이 금리정책을 재검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달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인플레가 잠시 주춤해졌다고 WSJ는 분석했다. 인플레 상승과 경기 냉각이 동시에 발생하는 것을 우려해왔던 한국은행에게는 희소식이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달러화 대비 급격한 원하 절하와 수개월 내 공공 요금 인상으로 인해 한국은행은 인플레 압력을 끊임없이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5.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국은행은 오는 11일 금리 정책을 재검토할 방침이다.
한편 한국의 인플레는 9개월 연속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치 2.5~3.5%를 웃돌고 있다.
태국의 8월 CPI 상승률은 1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던 7월의 9.2%에서 지난달 6.4%로 크게 낮아졌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이 연내 금리를 인상할 여지가 줄고 있다.
인플레는 최근 국제 유가 하락과 연료비, 공공시설 요금 인하 등을 포함하는 정부의 14억달러 규모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하락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정부 주도의 부양책으로 인해 인플레는 이제 고점에 다다랐다고 본다"면서 중앙은행이 지난달 말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것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최근 2개월동안 태국 중앙은행은 금리를 2차례에 걸쳐 인상, 현재 3.75%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현재 태국의 정치 불안이 소비와 투자, 수출에 영향을 미치며 하반기 경제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인도네시아의 8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11.85% 상승했다. 전월 11.9%에서 소폭 진정됐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완화 추세가 점쳐지며 긴축 통화정책이 휴지기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WSJ는 8월 인플레와 관련, 신학기 시작과 함께 교육 비용이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라마단 기간 동안의 식료품 가격 상승도 간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이 라마단 기간 내 수요 증가를 염두에 두고 이달에는 금리를 0.25% 가량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긴축정책 종료 전망..`유가`가 변수
아시아 각국의 인플레가 국제 유가와 식료품 가격 하락 등으로 일단 진정된 것으로 나타나자, 중앙은행이 긴축 정책을 강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유가 변수는 여전히 주시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ING의 팀 콘든 아시아 리서치 담당 대표는 "아시아 지역의 긴축 정책 기조가 막을 내렸다"면서도 "이는 주로 유가 하락 에 따른 것이며 만약 유가가 다시 상승추세에 접어들게 되면 인플레 압력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HSBC의 프레드릭 뉴먼 이코노미스트는 "현 수준에서 유가는 여전히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이상 높기 때문에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은 외부 변화와 경제 성장 모두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HSBC의 로버트 프라이어 원더스포드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식료품은 전체 인플레 구성 항목의 60%를, 에너지는 15%를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