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의 물량개입을 기대하고 달러 매도포지션을 구축했던 일부 은행권이 장 막판 포지션을 정리하면서 달러-원을 1040원까지 바짝 끌어올렸다.
14일 달러-원 환율은 전일보다 0.4원 오른 1039.8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공동브리핑을 통해 강력하게 환율 안정을 표명한 지난 7월7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왔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무렵 달러-엔은 전일보다 0.69엔 오른 109.45엔을 기록했고, 엔-원은 100엔당 5.75원 밀린 949.76원을 나타냈다.
◇ `장 막판 은행권 매도포지션 청산..환율 상승반전`
이날 장중 환율은 주로 마이너스권에 머물렀다. 높은 가격에 대한 부담과 당국 경계감이 팽배한 가운데 수출기업들의 달러 네고물량이 실렸고 일부 역외시장 참가자들이 차익실현을 위해 달러매도로 돌아섰다.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역외시장 참가자들은 당국의 환율안정 의지가 강력해 달러-원이 1040원을 넘지 못한다에 베팅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 마감 10여분을 남기고 환율은 방향을 틀어 1040원대를 넘봤다. 외국인들의 해외 역송금용 달러수요와 에너지업체들의 결제수요가 환율 하단을 탄탄히 받쳤다. 여기에 당국개입을 기대하고 달러 매도포지션을 잡았던 은행권이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코스피는 0.6%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고,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596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 `일시적 1040원 돌파 vs 1030원대 하향 조정`
외환 전문가들은 1040원을 눈앞에 둔 달러-원이 일시적으로 1040원을 뚫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외환당국이 어제는 1039.4원에서, 오늘은 1039.8원에서 `알박기`에 나선 것으로 미뤄보아, 차츰 환율방어선에서 후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1040원을 막으려고 초반에 물량개입을 약간 한 듯 했고, 1039.8원에서 속도조절을 위해 `알박기`식 환율 방어 전략을 쓴 것 같다"며 "외환보유액 감소 부담으로 당국의 개입은 속도조절 차원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국이 외환보유액을 풀어 환율을 방어할 여력이 있었으면 애초에 1040원대 근처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당국이 1040원을 지키려는 의지가 강력할 것"이라며 "매수로 일관했던 역외시장 참가자들이 더이상 롱포지션을 들고 있는 것 같지 않고 수출기업들의 네고물량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 주요 지표
시장평균환율은 1038.5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거래량은 63억550만달러로 전일보다 12억달러 가량 줄었다.
오후 4시35분 현재 달러-엔은 전일보다 0.44엔 오른 109.2엔을 기록하고 있고, 엔-원은 100엔당 5.21원 밀린 950.3원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