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디락스 vs. 인플레이션
하지만 최근 들어 인플레이션(Inflation)에 이어 경기침체 (Recession)와 스태그플레이션 이 시장과 시장 참여자들에게 공포를 주고 있다.
인플레이션이란 ‘바람을 넣다’, ‘부풀게 하다(inflate)’에서 유래된 말로, 옛날 소를 팔러 가는 상인들이 소금으로 절인 마른 풀을 미리 소에게 잔뜩 먹이고 물을 많이 먹게 하여, 소가 실제보다 더 살찌게 보임으로써 소를 비싸게 팔아먹는 것을 인플레이션이라 하였다.
인플레이션이 가져다 준 부정적인 부분 중 하나는,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고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이 오른다는 것이다. 추후 화폐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판단이 된다면 사람들은 저축보다는 소비를 늘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는 현상이 지속된다면 가계의 실질소득이 감소하고 소비가 감소하여 내수시장의 침체를 불러와 경기가 침체되게 된다. 이러한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경기침체를 가져오고 스테크플레이션(경기침체 속에서도 물가가 올라가는 현상)이라는 복합불황이 올 수도 있게 되므로, 최근 신문이나 방송에서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것이다.
◈ 2008 인플레이션의 원인: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과 약 달러
과거에도 최근 우려하고 있는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두 번 있었다. 1~2차 오일 쇼크는 중동지역의 정정불안으로 인한 유가급등과 같은 경제 외적인 공급측면에서 발발하였다는 점에서 현재의 상황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1차 오일쇼크는 197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국제유가가 7배 가량 폭등하면서, 전체 물가는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하여 ‘하이퍼 인플레이션 시대’라고 불린다. 이 당시 물가상승으로 인한 임금상승으로 기업들의 실적부진으로 주식과 부동산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한 반면, 유가 등 실물자산의 가격은 급등한 후 인플레이션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급락 세를 보였다.
2차 오일쇼크는 1979년부터 1981년 사이에 유가가 3.6배 상승하면서 발생했으며 1차오일쇼크 때보다 선진국들의 물가는 더 올랐지만 주식•부동산•실물상품 등의 가격은 급락 세를 보이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최근에 제기되는 인플레이션은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앙등에서 촉발됐다는 점에서 과거와 비슷하다. 그러나 원자재가격상승의 원인은 석유 및 원자재의 공급능력에 비해 이머징국가들의 원자재수요급증이라는 초과수요 때문에 기인했다는 점에서 1~2차 인플레이션과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2008년 배럴당 86.78달러를 기록했던 서부텍사스산 중질유의 뉴욕선물거래소의 가격이 6월 6일 현재 장중 139달러를 기록해 불과 4개월여 만에 60%상승하는 기염을 토했으며 그 추세는 좀처럼 수그러지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원유 이외에도 곡물 등 다른 원자재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는데다, 달러화 약세에 따른 달러가치하락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험을 헤지(방어)하고자 투기적인 수요가 몰리면서 원자재 상품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5월의 소비자물가는 전연 동월대비 4.9%가 상승해 한국은행에서 안정목표로 삼고 있는 3.5%을 크게 벗어나, 한국은행은 물가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태이다.
이는 중국정부가 과도한 인플레를 잡고 경기과열을 잡기 위해 지급준비율을 1%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큰 폭으로 증시를 끌어내린 것이다. 또한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국가경제가 IMF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만큼 위협적인 나라가 바로 베트남이다.
베트남지수는 27개월이래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현재 상황에서는 얼마까지 빠질지도 모를 만큼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 고물가 시대: ‘실질금리 -‘ 에 투자하면 손해다?
흔히 ‘은행에 예금을 해봐야 손해다!’라는 말을 하곤 한다. 기껏 1년 동안 은행에 예금을 했더니 손에 쥐는 이자는, 세금을 떼고 나면 물가상승률만큼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비롯된 말이다. 이른바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라고도 표현을 한다.
현재의 소비자 물가지수는 5월말 현재 4.9%이며, 1년짜리 은행예금 수신금리는 5.49%이다.
세금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의 실질금리는 0.59%이지만, 개인의 소득세인 15.4%를 감안했을 때의 실질금리는-0.25%로서 마이너스가 된다.
이런 경우 물가상승률을 이기지 못한, 합리적이지 못한 투자라고 할 수 있겠다.
2004년 8월 기준 은행 저축성 평균 수신금리는 3.7%이였던 반면, CPI는 4.8%가 됨에 따라 본격적인 저축에서 투자의 시대로 진입하면서 펀드투자 열풍이 지금까지 거세게 불고 있다.
백화점이나 할인점을 이용할 때면 어린이 들이 에스컬레이터에서 거꾸로 걷곤 한다. 에스컬레이터가 움직이는 속도와 방향을 물가라고 생각했을 때, 그 반대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에스컬레이터의 속도보다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요즘 같은 고물가시대에 정기예금만을 고집하는 것은 에스컬레이터의 반대방향으로 전혀 진행하지 않고, 기계가 움직여주는 데로 따라가고야 말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고물가 시대에 내 자산이 그대로 물가에 묻혀 잠자지 않고,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재테크 전략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 인플레이션시대의 물가상승률을 이기는 투자 법
미국의 FRB는 서브프라임으로 인한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를 인하하면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였고, 이는 궁극적으로 물가를 크게 위협하는 구조로 고착화 돼버린 것이다.
이처럼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단기적으로 글로벌 주식시장은 반등에 성공한 후, 최근 유가 폭등으로 본격적인 인플레이션과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 세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주식투자자에게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종목군과 고유가와 인플레를 이기기 위해 종목선정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며, 채권투자자도 보다 적극적으로 상품을 선정하여 위기를 넘겨야 할 것이다.
▶직접투자: 10년을 바라볼 주식을 찾아 투자해라!
워렌 버핏은 10년을 바라볼 주식이 아니라면 단 10분도 보유하지 말라고 한다.
이 원칙은 인플레이션이건 디플레이션이건 상관없이, 어떤 상황에서건 직접 투자하는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원칙일 것이다.
그러한 종목군 중 하나가 바로 주식시장의 지지 않은 테마인 ‘자산주(자산가치가 우량한 기업)’이다. 특히 부동산을 많이 보유한 자산주는 임대 수수료에 따른 안정적인 수입이 가능한 데다 개발 호재로 막대한 매각 차익까지 노릴 수 있어서다.
둘째, 고유가로 인해 수혜를 보는 주식군이다.
인플레이션에서 자유로운 국가, 기업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기업들은 역사 속에서도 수많이 시대를 이끌곤 했다.
이처럼 고유가가 오히려 호재인 기업들에 투자하는 것도 현재의 인플레를 이기는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채권투자: 물가연동 국공채, 인플레 소나기를 피하라!
채권투자에 있어서 가장 큰 위험요소는 세금과 물가상승률인데, 이러한 위험 요소를 피할 수 있는 상품이 바로 물가연동국공채(KBTI)이다.
첫째, 원금 상승 분이 비과세 되므로 과표가 낮으며 절세효과가 뛰어나다.
둘째, 물가상승 시에는 물가상승(CPI증가율)에 따른 원금 증가로 비과세 수익이 늘어나 투자수익 커져 인플레에도 수익이 커질 수 있다.
셋째, 10년 장기채이므로 분리과세 신청으로 세금을 절약할 수 있다.
넷째, 대한민국정부 발행 국채로써 6개월에 한번씩 이자가 지급되며 언제든지 중도환매 가능하다.
또한 최근 중국 발 인플레 우려로 세계주요국 물가가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우리나라 또한 성장률이 높아지고 국제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물가상승요인이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되어 동 채권의 인기는 높아질 전망이다.
▶펀드투자: 포트폴리오 비중을 유지하며, 자원관련 펀드에도 분산 투자하라!
“촛불집회와 인플레이션, 주식이 좋을 일이 없을 것 같은데 환매해주세요!”
최근 국제유가 급등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고객이 헐레벌떡 찾아와 펀드를 환매해 달라고 한다. 주가가 오르면 더 오를 것 같고, 떨어지면 더 떨어질 것 같은 희망과 불안이 수시로 찾아오는 것이 사람의 심리이다.
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해서 당장 환매를 통해 수익이나 손실을 확정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펀드투자를 하는 투자자라면 주가하락을 오히려 추가불입의 기회로 삼아 펀드의 평균단가를 낮추는 것도 현명한 투자 법이다.
투자자들이 나쁜 시장 한가운데 있을 때는, 그 다음 해도 지난해와 같을 것이라고 가정하기가 쉽지만 이는 위험한 가정이다. 역사는 번번이 수익을 좇는 투기자들에게 시장 예측을 틀리게 하는 벌을 준다. 즉, 지난 세기에 증권시장에서 가장 어려웠던 시기는 대공황(1929~32년), 제 2차 세계대전 직전(1939~41년), 베트남 전쟁직후(1973~74년), 그리고 기술주 버블 붕괴후의 약세장(2000~2002년)이었지만, 대부분 좋은 시장도 나쁜 시장도 계속되지 않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추천펀드 포트폴리오
1. 기존 보유 펀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 할 필요는 없다!
펀드투자 비율은 최우선적으로 재무목표에 따라 투자지역과 비율을 조정해야겠지만, 일반적인 경우라면 ‘100-나이법칙’에 따라 투자비율을 결정해도 무방하다.
이는 100에서 자신의 나이를 뺀 뒤 나온 숫자의 비율만큼을 수익성이 높은 곳(위험성도 높음)에, 나머지는 안전성 위주의 자산에 배분하라는 것이다. 나이가 30이라면 70%(100-30)를 주식 및 주식형 펀드 등 위험자산에 투자하고, 나머지 30%를 현금성 자산인 예금이나 채권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국내와 해외펀드의 비율을 묻는 경우가 있는데 국내나 해외에 한곳이 치우칠 필요가 없이 5:5비율이면 무난하다고 할 수 있다.
2. 인플레이션을 헷지하고 싶다. 좋은 펀드는?
우리가 현실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인플레 헷지용펀드는 무궁무진하다. 직접적으로 금이나 유가관련 선물에 투자하는 직접투자가 있고, 관련 펀드에 투자하는 간접투자 방법이 있다.
직접투자의 경우 전문가가 아닌 소액으로 투자하게 되므로, 투자가 아닌 투기가 될 수 있으며 절차와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따라서 필자는 간접투자의 펀드를 권한다. 투자대상이 되는 펀드도 다양하다. 원자재 관련된 지수인 CRB인덱스에 투자하는 펀드, 농산물 지수에 투자하는 펀드, 광물에 투자하는 펀드, 대체에너지관련주식에 투자하는 펀드 등…… 일일이 열거하기 조차 힘들만큼 다양하고 선택 풀 또한 넓기만 하다.
그러나 특정 분야에 투자하는 섹터펀드보다는 유가가 오름으로써 내가 인플레이션에 따라 손해볼수 있는 부분을 간접적으로 만회하고, 유가상승으로 수혜를 볼 수 있는 형태의 펀드라면 무난하리라 본다. 이러한 상품이라면 천연자원(원유)이 많은 국가에 투자하는 글로벌 주식형펀드에 가입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펀드에 투자하는 데에도 원칙이 있다. 한 국가에 올인하는 형태의 펀드보다는 경제규모와 정치체계가 다르고 대륙도 중복되지 않는 형태의 펀드에 투자해야 정치 경제적인 리스크에 대비하여 펀드매니저가 운용의 묘를 살려 운용할 수 있다.
이러한 형태의 펀드로는 슈로더브릭스 펀드, 피델리티 EMEA, 우리CS동유럽펀드, 프랭클린 MENA, JPM 중동&아프리카주식, 우리CS글로벌 천연자원 등이 있다.
(김종석 우리투자증권 용산지점 차장/ 딸기아빠의 펀펀 재테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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