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3일 연속 상승..974.9원, 3주래 최고(마감)

  • 등록 2006-03-06 오후 6:46:58

    수정 2006-03-06 오후 6:46:58

[이데일리 강종구기자] 환율이 비교적 큰 폭으로 오르며 3주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배당금 시즌을 맞아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심리가 상승쪽으로 기운 가운데, 외국인이 주식매도를 지속하고 달러/엔도 오르는 등 주변 상황도 달러 매수세를 거들었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3.50원 오른 974.9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 6일 시황

개장 전 달러/엔 역외 선물환(NDF) 환율이 116엔대 후반까지 속등한 터라 환율 상승세는 예견됐다. 3~4월 외국인 배당금 역송금 수요로 달러 사자가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그동안 환율을 찍어 누르던 대외변수의 위력도 약화된 것.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0.40원 하락한 971원에서 출발한 후 잠시 970원선으로 내려앉기도 했으나 이내 빠른 상승흐름을 탔다.

장중 달러/엔 환율이 117엔대를 잠시 오르내린데다 외국인의 주식매도가 이어지고 수입기업의 결제수요까지 겹쳐 974원대까지 속등했다.

974원 근방에서는 환율 변동성이 급격히 축소됐다. 높아진 환율 수준을 의식한 수출기업의 결제수요가 출회되면 972원대까지 상승폭을 줄였지만 더 이상의 반락은 없었다.

오후 들어서도 횡보 양상을 이어가던 환율은 다시 975원에 도전했다. 그러나 역외와 기업 네고 물량이 번번이 막아서 결국 10전이 모자란 974.90원에 장을 마쳤다.

달러/엔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이 마감할 무렵부터 117엔선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오후 6시 23분 현재는 117.00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100엔당 833.36원을 나타냈다.

시장평균기준 환율은 973.3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통한 거래량은 69억1150만 달러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2315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 환율 오르는 길목, 곳곳에 장애물..박스권 탈피 어려워

전문가들은 일치감치 환율 오름세를 점쳤다. 외국환 은행들은 970원을 이날의 바닥으로 보았고 975원 근방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예견했는데,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115엔대까지 떨어졌던 달러/엔 환율이 이날 장중 117엔까지 오르자 달러 매수의 손길이 편해졌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2000억 넘는 순매도 규모는 환율 상승의 또다른 동인이었다.

한 은행 딜러는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변경 가능성으로 인한 엔화 강세는 일단락된 분위기"라며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도 달러 약세 압력을 둔화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위안화 절상 기대나 해외 IPO 물량 부담만 없으면 박스권 상단인 980원 근방까지도 어렵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의 환율제도 개혁이나 해외 상장물량의 출회 정도를 가늠하며 저점 높이기가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등 역외세력은 중장기 관점의 베팅을 자제하는 가운데 박스권내 매매에 충실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다. 한 외국계 은행 딜러는 "역외 입장에서 보더라도 수요가 확실히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위안화 절상 기대 등 해외변수만 보고 원화 절상에 나설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변경 여부, 중국의 환율제도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등에 대한 윤곽이 잡히는 시점을 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내내 환율의 변동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970원 저점 확인이 어느정도 된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가운데 상승 역시 980원 근방에서 막힐 것이란 예상이다.

특히 8~10일에는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결정, 해외 IPO 공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등 여러가지 재료가 혼재해 있어 한 방향으로 환율이 흘러가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배당금 역송금 수요의 경우 주초 배당을 실시하는 큰 기업이 없어 실제 달러 수요로 이어지기 어려운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부 선반영이 이루어질 수 있지만 월 후반이나 돼야 실제 송금을 위한 달러매수가 나타나리란 전망이다.

또 980원이 가까워질수록 지난달 헤지를 하지 않고 넘어 온 기업 네고물량이 겹겹히 쌓여 있어 환율 상승에 큰 장애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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