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용품계, `단일 브랜드냐, 복수 브랜드냐?''

  • 등록 2005-08-08 오후 3:22:44

    수정 2005-08-08 오후 3:22:44

[이데일리 김경인기자]`브랜드 포트폴리오냐, 브랜드 통합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최근 세계 2위 스포츠용품 제조업체인 독일 아디다스(adidas)가 미국 경쟁업체 리복(Reebok)을 인수하며 `브랜드 다양화`를 표방하고 나서면서 세계 스포츠 용품업계의 브래드 전략 변화가 관심을 끌고 있다.

단일 브랜드로 승부를 걸던 스포츠용품 업계의 기존 방식이 세계 1위인 나이키와 2위인 아디다스에 의해 잇달아 깨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다양한 품목과 고객층에 맞춰 복수의 브랜드를 도입하는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이 대세인 것으로 여겨진다. 

허버트 하이너 아디다스 최고경영자(CEO)는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FT)와의 인터뷰를 통해 "스포츠 용품 산업이 한 회사안에 다양한 브랜드를 경영하면서 제품(製品)이 아닌 상품(商品)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수합병이 지속되는 것은 스포츠용품 산업이 유니레버나 프록터 앤 갬블러(P&G)와 같이 복수의 브랜드를 보유한 소비재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앞으로 브랜드에 보다 초점을 맞춘 경영을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유니레버와 P&G는 회사 자체도 유명하지만 이 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개별 브랜드`가 유명세와 충성도 높은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일부 고가 브랜드의 경우 회사 자체보다 브랜드가 더 유명한 경우도 많다.

하이너는 "18년 전에 아디다스에 입사했을 때 우리의 토론꺼리 중 90%가 제품 `생산`에 관한 것이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상품`에 대한 이슈를 다루고 있다"며 "이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경영하는 것으로 무게중심이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내년 상반기 리복 인수가 마무리되면, 아디다스는 `아디다스`, `리복`, 골프 브랜드인 테일러메이드(TaylorMade) 등 총 3개의 브랜드를 보유하게 된다. 이 같은 복수의 브랜드를 중심으로 고객층을 확대해 나간다는 것이 아디다스의 계획이다.

아디다스가 `브랜드 다양화` 전략을 택하게 된 것은 최대 라이벌인 나이키의 사례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나이키는 최근 컨버스(Converse)와 스타터(Starter) 브랜드를 인수해, 캐쥬얼 신발 제조업체인 콜 한(Cole Haan)과 바우어 나이키 하키(Bauer Nike Hockey) 등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지속적인 인수를 통한 브랜드 다양화 정책을 펴고 있는 것.

나이키 유럽의 기업 커뮤니케이션 담당자인 마시모 지운코는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을 운영하는 것은 소비자 기호 변화에 보다 민감하게 대응하고 일정 제품의 실패를 완화시키도록 돕는다"고 주장한다.

그는 "우리가 보유한 다양한 브랜드를 통해 배급 채널, 지리적인 포지셔닝, 가격, 제품 범주 등을 다양하게 변화시킬 수 있다"며 다양한 포트폴리오 보유가 가져다 주는 잇점에 대해 설명했다. 즉 다양한 브랜드가 시너지 효과를 내며 회사 전체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업계 3위인 푸마는 이와는 다른 길을 선택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새로운 전략을 발표한 푸마는 2010년 매출 전망치 35억유로 중 푸마 이외의 브랜드 매출을 단 3억유로 수준으로 설정했다. 사실상 `푸마` 브랜드가 곧 기업 `퓨마`인 셈이다.

푸마의 기업 커뮤니케이션 담당자인 울프 샌티저는 "우리는 `푸마` 브랜드에서 거대한 잠재력을 보고 있다"며 "여러 브랜드로 분산하지 않고 `통합된` 성장을 추구함으로서 향후 5년래 회사의 규모를 두 배로 키울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합병을 통해 브랜드가 중첩될 경우 시너지가 아닌 `제살 깎기`를 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업계에 반복되는 합병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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