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델타, 휴일전 공시집중 "의도된 계산"

  • 등록 2002-08-26 오후 3:27:55

    수정 2002-08-26 오후 3:27:55

[edaily 한상복기자] 계좌도용 사건으로 대량거래가 이루어진 델타정보통신(39850)이 지난 7월15일 이후 사건 발생일인 8월23일까지 모두 16차례에 걸쳐 대주주 지분 양도계약 관련 공시를 낸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같은 M&A 공시가 주가조작에 적극 활용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이 회사의 공시일이 국경일 또는 휴일 전날 및 휴장일인 주말에 집중되어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더욱이 공시 시점을 전후로 주가가 급변동했다는 사실은 이번 사건의 용의자들이 공시를 작전에 이용했을 가능성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델타정보의 중요한 공시는 제헌절 전날(7월16일. 최초 공시)과 토요일(7월27일, 8월10일), 금요일(8월2일)에 몰려 있다. 이같은 주요 공시가 나간 뒤에는 어김없이 주가가 크게 올랐으며 그 다음주 초에 정정공시 등이 이어지면서 주가 상승을 부채질했다. 델타정보 관계자는 "지분 구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으며 대표이사가 처음으로 공시를 한 뒤로는 지분 인수자들의 대리인이 알려주는대로 공시를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비슷한 내용의 공시가 수차례에 걸쳐 나간 것과 관련, "금감원의 규정이 엄격한 만큼 상세변동 내역까지 알렸을 뿐"이라고 말했다. 항간의 의혹대로 델타정보 주식을 둘러싼 작전이 진행되었다면, 이들 세력은 금감원의 충실 공시규정을 주가조작에 활용한 셈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전에는 토요일이나 휴일 전날 공시는 대개 어물쩡 넘기려는 의도가 많았는데 최근 들어서는 주목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만일 세력이 이같은 측면까지 작전에 활용했다면 전문가를 활용해 치밀한 시나리오를 디자인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평일에 공시를 할 경우 수많은 재료 속에 묻힐 공산이 크므로 휴장일 또는 휴일 전날의 공시가 오히려 부각 요소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주가를 올리기 보다는 감독당국의 이목을 따돌리기 위해 휴일 전날에 맞췄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감독당국이 세밀히 보지 못하더라도 투자자들은 챙겨본다는 관점에서다. 이 회사의 주가는 사고가 일어나던 시점에 5000원선이었다. 하지만 M&A 재료가 나오기 전인 6월26일에는 연중 최저치인 1100원(종가기준)에 불과했다. 상승세가 시작된 것은 6월27일이었다. 이날부터 연이어 상승하며 "뭔가 호재가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싹트게 했다. 그리고 마침내 7월15일 대주주 지분매각 사실이 공시되면서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6월26일 이후, 7월5일과 16일을 빼고는 11거래일간 상승을 거듭했다. 이 기간중 4일간 상한가를 쳤다. 대주주와 인수자간 매매계약이 체결된 7월15일의 주가는 2360원이었다. 하지만 대주주의 지분매각 사실이 공시(16일)된 이후 18, 19일 이틀간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수직상승해 7월22일에는 2820원까지 올랐다. 이후 25일까지 사흘간 조정을 받으며 2190원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27일(토) 정정공시가 나가기 전날(26일)과 나간 후인 29일(월) 상한가를 기록, 2740원까지 다시 치솟았다. 더구나 7월31일부터 8월7일까지의 기간중에는 8월2일을 빼곤 모두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8월2일(금)에는 최대주주 변경 내용이 공시되었는데, 금요일인 당일에는 260원 밖에 오르지 않았으나 월요일인 5일 같은 내용의 공시가 다시 한번 나가면서 5, 6, 7일 3일간에 걸쳐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8일(목) 하한가를 맞으며 4490원으로 떨어졌는데 공교롭게도 이 날부터 거래량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수만~100만주 수준이었던 거래량이 200만주 이상으로 급증한 것이다. 8일 286만주가 거래된데 이어 9일 254만주, 12일 200만주, 13일 526만주, 14일 282만주가 각각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특히 사고일(23일)을 제외하고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8월13일에 주목하고 있다. 수십만주 밖에 거래되지 않던 주식이 갑자기 요동을 치면서 526만주나 손바뀜을 했다면 이날 뭔가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8월 들어 공시 건수가 갑자기 늘어 8월2일, 2건의 공시가 나간데 이어 5일 2건, 8일 3건, 10일 2건의 공시가 각각 나갔는데 이것 역시 13일의 거래량과 모종의 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델타정보의 주가는 8월12일과 13일에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으며 13일의 종가는 전날보다 510원 떨어진 3800원이었다. 그러나 여기서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한다. 또 다른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14일 100원이 올라 3900원에 마감한 이후 금요일인 16일과 월요일인 19일에 연속 상한가를 치면서 4880원까지 폭등했다. 20일에는 80원 빠진 4800원이었는데 21일 다시 530원이 오른 5330원으로 장을 끝냈다. 그리고 22일 5010원이었다가 23일 사고가 일어나면서 폭락했다. 이처럼 델타정보통신의 주가가 공시를 내보낸 전후한 시점에서 급변동했다는 것은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 김재찬 증권검사국장과 조종연 조사1국장은 2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재 불공정매매 혐의 여부를 조사중"이며 "증권업협회에서 델타정보통신에 대해 감리르 진행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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