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PI 둔화에도 힘 못쓰는 비트코인

5월 CPI, 전년 동월 대비 4.0% 상승
전월치보다 0.9% 하락...인플레이션 둔화
페드워치서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 90% 이상
가상자산 시장은 규제 강화에 약세
  • 등록 2023-06-14 오전 11:11:23

    수정 2023-06-14 오전 11:11:23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대로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가상자산 시장은 약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자산 시장을 단속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좀처럼 투자심리가 살아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14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오전 10시30분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전일과 동일한 2만5970달러를 기록했다.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의 가상자산) 대표격인 이더리움 가격도 변동 없이 174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체 가상자산 시장 시가총액도 전일과 비슷한 수준인 1조590억달러를 유지했다.

가상자산 시장은 미국 규제에 억눌려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 5월 CPI가 예상치에 부합한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가상자산 시장은 약세를 보이는 중이다.

미국 노동부는 13일(현지시간) 5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4.0%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4.9%) 보다 0.9%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월가의 예상치에도 부합한다. 또 2021년 3월의 2.6%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연준은 오는 14일 기준금리를 발표한다. 시가코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6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94.2%로 내다보고 있다.

뉴욕증시는 금리 동결 기대감에 일제히 상승마감했다. 우량주를 모아 놓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43%올랐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69% 상승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83% 뛰었다.

가상자산 시장도 코로나 사태 이후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미국의 통화 정책에 따른 시장 유동성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기준금리 동결로 유동성이 늘어나면 위험자산 투자도 활기를 띨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뉴욕 증시와 커플링 현상도 강해졌다. 하지만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산업 단속 강도가 강해지면서 긍정적인 거시경제 지표에도 반응하지 않고 있다.

최근 미국 SEC는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를 증권법위반으로 각각 기소했다. 두 업체 모두 증권 성격을 띤 토큰의 거래를 중개하면서, 규제 기관에 등록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두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토큰 중 총 19개가 증권에 해당한다고 봤다.

바이낸스에 대해선 불법적으로 미국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혐의도 추가했다. 미국 규제당국은 2020년부터 미국 이용자들이 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은 바이낸스 글로벌에 접근할 수 없도록 조치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또, SEC는 기소장에서 바이낸스가 고객 자금을 부당하게 사업에 활용하고 거래량을 부풀렸다고도 주장했다.

기소한 직후 개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가상자산 시장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 8일 열린 한 핀테크 컨퍼런스에선 “대부분의 토큰은 증권에 해당하며, SEC의 관할권 내에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런 토큰 거래를 중개하는 거래소도 규제 기관에 등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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