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출범한 지 한 달 만에 ‘윗선’ 수사에 첫발을 내디뎠으며, 주요 피의자 신병확보에 나서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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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특수본에 따르면 김 청장을 전날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피의자로 입건했으며, 이날 오전 10시에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로써 특수본에 입건된 피의자는 총 18명으로 늘었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청장의 혐의와 관련해 “10만명 이상의 인파가 운집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 서울청의 사전·사후 조치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며 “그간 용산경찰서와 서울경찰청 관계자들을 상대로 수사한 결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수본은 김 청장이 서울 내 치안·경비 책임자로서 시민의 안전을 확보하는 결정을 하지 않는 등 참사 전후 조치를 소홀히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피의자 소환조사를 통해 다중운집행사를 대비한 서울경찰청의 사전 안전 관리 대책 수립 과정을 비롯해 당일 저녁 112신고 처리 및 사후 구호 조치 적절성 등에 대해 수사할 방침이다.
앞서 김 청장은 지난달 11일 경찰청 특별감찰팀의 감찰 조사를 받았으며, 14일 서면 답변을 제출했으며, 관련 자료는 28일 특수본에 전달됐다.
김 청장은 이날 오전 9시50분께 특수본에 출석해 ‘혐의를 인정하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지난달 7일 국회에서 숨김과 보탬이 없이 이야기했다”며 “오늘도 마찬가지로 숨김과 보탬이 없이 성실히 조사에 응하겠다”고 말했다.
김 청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면서 최고 윗선에 대한 수사로 향할지 관건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 김 대변인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할 예정”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소방노조에서 이 장관을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서는 “현재까지 공수처에서 수사 개시 여부에 대한 통보는 없었다”며 “공수처 판단과 별개로 특수본에서는 기존 행안부 수사와 병행해 통상 고발사건 절차에 따라 수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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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본은 전날 이 전 서장과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경정)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경무관)과 김진호 전 용산서 정보과장(경정)을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각각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5일 오후 2시에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다.
특수본은 입건 당시 이 전 서장에게 적용한 직무유기 혐의와 김 정보과장에 적용한 직권남용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는 계속 수사를 통해 송치할 때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피의자를 추가 입건하는 한편, 행안부와 서울시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김 대변인은 “추가 입건자에 대해선 다음 주쯤에 일괄해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추가 입건 피의자에 대한 수사를 병행하면서 행안부와 서울시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특수본은 이날 오전 10시 해밀톤호텔 이모 대표이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그는 해밀톤호텔 본관 주변에 불법 구조물을 세우고 도로를 허가 없이 점용한 혐의(건축법·도로법 위반)를 받는다. 해당 불법건축물과 참사의 인과관계는 집중 수사 대상이며, 불법 구조물을 오랜 기간 유지하면서 용산구청 등 행정기관 공무원과 유착했는지도 파악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