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보도가 집값 올렸다”는 정부 연구기관

국토연구원, 워킹 페이퍼 발간
“신고가·거래건수 등 부동산 언론보도로
집값 상승 기대 키워…결국 주택시장 불안“
  • 등록 2021-09-02 오전 10:33:40

    수정 2021-09-02 오전 10:33:40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아파트 신고가’를 다룬 언론 보도가 집값을 자극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집값이 오르는 기사가 많을 수록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지고, 이 같은 불안감이 주택 시장을 자극한다는 분석이다.

국토연구원은 2일 워킹페이퍼 ‘주택거래 가격 결정에 대한 행동경제학적 이해’를 통해 이 같은 연구결과를 내놨다. 국토연구원은 정부 출연 연구기관이다.

이 보고서는 집값 신고가 경신 관련 보도 건수가 집값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에서 최고가격 변화와 최고가격 경신을 다룬 언론 보도의 증가가 향후 가격 상승을 예상하는 사람들의 비율을 증가시키는 경향을 보였다.

(사진=뉴시스)
보고서는 “평균가격, 최고가격, 최고가격의 경신 여부, 전체 거래건수, 최고가격 경신 관련 언론의 보도 건수 등이 아파트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가격 형성과 거래행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가격 변화에 대한 기대가 주택 시장의 불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격 상승 이후 심리적 쏠림이 나타난다면 더 큰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시장 참여자들이 언론 보도에 영향을 받는 이유로는 ‘정보의 불완전성’을 꼽았다. 연구보고서는 “경제주체의 의사결정이 제한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이뤄지고 정보가 불완전하다면 과거의 가격 추세가 미래 기대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특히 ‘신고가 보도’가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구) 등 서울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조정희 부연구위원은 “서울과 강남3구의 거래에서는 개인들의 기대가격 형성에 최고가격 경신 그 자체보다 그와 관련한 언론 보도가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며 “통계적 유의성과 영향 규모가 2017년 이후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아파트 값이 일부 시장참여자에 의해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보고서는 “부동산과 같이 공급이 제한적인 시장에서는 현재 시장의 가격이 시장 전체의 평균 기대가격을 반영하기보다 ‘극단적’으로 높은 기대를 갖는 사람들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10%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사람과 10% 하락을 예상하는 사람 비율이 동일하다면 시장 전체 평균 기대가격은 변하지 않지만 공급이 제한적인 부동산의 특성으로 인해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자 하는 사람부터 거래가 이루어질 경우 시장의 거래가격은 기존보다 높은 수준에서 결정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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