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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수석 시절 이른바 ‘왕수석’으로 불렸던 김 실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철저히 낮은 자세로 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여권 일각의 비토론에도 주저없이 본인을 경제·사회정책 전반을 조율하는 정책실장에 기용한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김 실장은 특히 “문재인 대통령께서 ‘사회정책과 경제정책의 통합적 운영이라는 방향을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며 “경제운용은 경제부총리에게 확실히 힘을 실어주라는 뜻으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1기 경제팀 김앤장 불화 의식 ‘부총리 높이고 본인 낮추며’ 원팀 강조
11일 오후 3시 청와대 춘추관. 휴일에도 불구하고 100명에 가까운 기자들이 자리를 메웠다. 김 실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원팀’이었다. 문재인정부 2기 경제팀에서는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전 청와대 경제실장의 경제정책 주도권 다툼인 이른바 ‘김앤장 갈등설’이 다시는 나오지 않아야 한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무색무취한 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청와대의 정책장악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내각이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해 더 많은 성과를, 더 빨리 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 내각과 비서실의 팀워크를 한 단계 더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본인의 역할로는 포용국가 실현을 위한 정책구상을 꼽았다. 김 실장은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에 대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대통령께서 저를 정책실장으로 임명한 주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하면서 “미래를 위한 성장과 혁신 과제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수현 “각 수석 역할 극대화하고 뒷받침 주력” 정책 조율사 자처
이어 세간의 경제위기론은 부적절하다고 일축했다. 김 실장은 “경제 하방압력이 높아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 “‘위기냐 아니냐’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 경제 펀더멘탈이 튼튼하다는 등의 논쟁할 여유가 없다. 지금은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게 정부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경제정책 방향과 관련, “기본적으로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를 함께 해서 포용국가를 달성하겠다는 방향은 명확하다”며 “속도나 성과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큰 틀 방향은 전혀 수정할 생각은 없다. 여기에 대해서는 신임 경제부총리가 지휘봉을 잡고 이끌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책실장 역할과 관련, “정부정책 전반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위치”라면서 “경제정책에 관해서는 경제수석이 내각과 좀 더 소통하고 협의할 수 있도록 역할을 강화시킬 것이다. 각 수석들의 역할을 극대화하고 저는 뒷받침하는데 주력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본인이 사회수석 시절 관장했던 부동산 업무는 경제수석실로 이관할 뜻도 내비쳤다. 윤종원 경제수석의 향후 역할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는 대목으로 풀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