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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가끔씩 '참 착하다' 하는 생각이 드는 영화들이 있다. 19일 개봉하는 ‘파란 자전거’(감독 권용국/제작 프라임 엔터테인먼트)가 바로 그런 영화이다.
'파란 자전거'는 오른손이 의수인 장애인 동규(양진우 분)가 주인공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흔히 장애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들이 지향하는 극적인 인간승리 드라마가 아니다.
장애인이 주인공인 영화나 드라마의 전형적인 전개 과정은 세상의 편견과 힘겹게 싸운 끝에 결국 벽을 뛰어넘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파란 자전거’는 그런 극적 성공기 보다는 동물원 코끼리 사육사 동규의 삶 한 토막을 담담히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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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동규에게는 어린시절 첫사랑 소녀에 대한 소중한 추억이 있고, 어른이 되어 비로서 깨닫게 된 아버지(오광록 분)의 사랑이 있다. 또 새로운 희망이 될 여인(김정화 분)도 새로 나타난다. 영화는 희망의 빛으로 끝나지만 동규의 삶은 끝없이 흘러간다. 대단한 도전과 극복 없이도.
실제로 한 쪽 다리가 불편한 권용국 감독은 시사회에서 ‘파란 자전거’에 대해 “나를 닮은 영화를 만들어서 기쁘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다”고 말했다.
권 감독은 이어 “영화에서는 몸이 불편한 사람들의 삶에 대해 드라마틱하게만 묘사한다. 영화처럼 장애를 극복했을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 많이 해봤다"며 "사실 장애는 그리 불편하지도 않고 극복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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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부터 한국 영화는 ‘스파이더맨 3’를 시작으로 한 해외 블록버스터들과 극장가에서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간다.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기 전, 준비 운동 삼아 ‘착한 영화’ 한 편 감상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