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밤 기아 노사는 이날 오후 2시 경기 광명 소하리공장에서 제16차 임단협 본교섭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12~13일 마라톤 협상 끝에 노조가 사측 제시안을 거부하며 협상 결렬을 선언한 지 사흘 만이다.
기아 노조는 “인내와 인내를 거듭하며 성실하게 교섭을 하려 했으나 사측이 파국을 선택했다”며 오는 17~19일 각각 총 8시간, 20일에는 총 12시간 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힌바 있다. 기아 노조가 실제 파업에 나서면 2020년 이후 3년 만이다.
기아 노사가 임단협 본교섭을 재개하기로 함에 따라 노조는 17일 파업은 일단 보류하고, 사측과 협상에 나선다. 앞서 노조는 교섭을 실시하는 날에는 파업을 하지 않고 정상 근무를 하기로 했다. 노조는 제15차 본교섭이 진행됐던 12∼13일에도 파업을 유보하고 정상 근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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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항은 부모가 기아에 재직했다면 자녀에게도 입사 기회를 준다는 내용으로 일종의 고용세습 ‘현대판 음서제’로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기아에 단체협약 시정 명령을 내리고 불이행 혐의로 노사 대표를 입건하기까지 했다. 현대자동차에도 이같은 조항이 있었는데 지난 2019년 노사 합의로 삭제한 바 있다.
회사는 고용노동부가 해당 조항에 대한 시정명령을 내린 상황이어서 삭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조항 유지를 강력히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특히 사측은 이 조항을 삭제하는 대신 연말까지 신입사원 300명을 채용하고, 5년간 기아 직원 자녀 1000명에게 해외 봉사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기아 주니어 글로벌 봉사단’도 운영하겠다고 제안한 바 있지만 노조는 거절한 바 있다.
이번 16차 교섭에는 이보다 더 큰 협의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15차 교섭에서도 사측은 2028년 양산 목표로 경기 화성에 대형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공장 신설 계획 등을 새로운 제시안으로 꺼내 들었다. PBV는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에 기반한 차량으로 사용자보다 사용 목적에 그 초점을 맞춘 차량이다.
만약 이번 16차 교섭도 결렬되고 노조가 실제로 파업에 돌입하면 기아는 2020년 이후 3년 만이자 올해 국내 5개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파업을 겪게 된다. 현재 남은 파업 일정은 18일과 19일, 20일 등 총 3일이다. 일각에서는 ‘완성차업계 나홀로 파업’이라는 여론의 따가운 눈총도 감내야해 하는 만큼 막판 극적 합의안을 도출하며 대승적 타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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