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나눔의집' 헌신은 존중하되 책임은 분명하게" (전문)

  • 등록 2020-05-21 오전 9:58:00

    수정 2020-05-21 오전 10:33:22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요양 시설인 ‘나눔의 집’ 후원금 사용처 의혹 등에 대한 진실을 정확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지난 20일 오후 페이스북에 ‘헌신은 존중하되 책임은 분명하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이 지사는 “경기도가 5월 13일부터 일본군 성 노예 피해 할머님들의 양로시설인 ‘나눔의 집에 대한 특별점검에 착수, 다수의 법률 미이행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먼저 증축공사 시 지방계약법을 준수하지 않은 사례가 있었다”면서 “나라장터가 아닌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입찰을 한 점, 공고 일자를 연월 단위로만 기재해 공고 기간 준수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점, 면허 미소지 업체를 부적격 처리하지 않은 점, 수의계약이 불가함에도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다수 체결한 점 등”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후원금 관리·운영에도 부적절한 점이 있다고 했다. 이 지사는 “출근 내역이 없는 산하기관 직원에게 급여를 지급한 점, 대표이사가 자부담해야 할 건강보험료를 후원금으로 지출한 점(반납 완료), 비지정 후원금을 시설공사나 토지취득에 지출한 점 등이다”라고 했다.

또 노인학대 여부에 대해선 “노인보호 전문기관에 자문한 결과 잠재적 사례로 판정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연합뉴스)
이 지사는 “경기도가 경기도 특사경으로 특별수사팀을 만들어 수사에 착수하고 경찰과도 협조체계를 구축해 진상을 정확히 규명하고 상응하는 책임을 엄정하게 묻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바는 ‘책임은 책임이고 헌신은 헌신’이라는 것”이라며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을 때 나눔의 집이 피해 할머님들을 위해 선도적인 노력을 해온 점은 충분히 존중되어야 한다. 이번에 드러난 일부 과오들로 인해 그 대의와 헌신까지 부정되거나 폄훼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아무리 대의에 따른 선행이라 해도 법과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나눔의 집’ 후원금 사용처 의혹 등에 대한 이재명 경기도지사 입장 전문이다.

헌신은 존중하되 책임은 분명하게

경기도가 5.13일부터 일본군 성 노예 피해 할머님들의 양로시설인 ‘나눔의 집’에 대한 특별점검에 착수, 다수의 법률 미이행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먼저 증축공사 시 지방계약법을 준수하지 않은 사례가 있었습니다. 나라장터가 아닌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입찰을 한 점, 공고 일자를 연월 단위로만 기재해 공고기간 준수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점, 면허 미소지 업체를 부적격 처리하지 않은 점, 수의계약이 불가함에도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다수 체결한 점 등입니다.

후원금 관리·운영에서도 부적절한 점이 있었습니다. 출근 내역이 없는 산하기관 직원에게 급여를 지급한 점, 대표이사가 자부담해야 할 건강보험료를 후원금으로 지출한 점(반납 완료), 비지정 후원금을 시설공사나 토지취득에 지출한 점 등입니다.

그밖에 후원금 전용계좌와 법인운영 계좌를 구별하지 않고 사용하거나, 후원금으로 받은 현금을 책상 서랍에 보관하는 등 관리가 미흡하고 부실했던 점도 있습니다.

또한 노인학대 여부에 대한 조사도 이루어졌는데 조사결과를 토대로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자문한 결과 잠재적 사례라는 판정이 내려졌습니다.

경기도는 상기 내용에 대해 행정 처분하고 경기도 특사경으로 특별수사팀을 만들어 수사에 착수하는 한편, 경찰과도 협조체계를 구축해 진상을 정확히 규명하고 상응하는 책임을 엄정하게 묻겠습니다.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바는 ‘책임은 책임이고 헌신은 헌신’이라는 것입니다.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을 때 나눔의집이 피해 할머님들을 위해 선도적인 노력을 해온 점은 충분히 존중되어야 합니다. 이번에 드러난 일부 과오들로 인해 그 대의와 헌신까지 부정되거나 폄훼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다만, 아무리 대의에 따른 선행이라 해도 법과 원칙은 지켜져야 합니다.

위기는 기회입니다. 이번 사태가 나눔의집의 개선과 발전을 위한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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