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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지난 2012년부터 재계에서 처음으로 자동육아휴직제도를 도입했다. 직장여성이 3개월의 출산휴가 이후 별도의 신청서 없이 자동으로 1년간 육아휴직을 연장해서 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또 자녀가 초등학교에 진학할 경우 최대 한 달간 휴직할 수 있는 자녀돌봄 휴직도 지난 2013년 처음으로 신설해 운영해왔다.
회사 내 반응은 뜨거웠다. 롯데백화점(롯데쇼핑(023530))의 경우 자동육아휴직제도를 도입한 첫 해였던 2012년 육아휴직 대상자 중에서 휴직제도를 활용한 인원은 72%로 2011년 58%보다 크게 늘었다. 2013년은 83%, 지난해는 85%까지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육아휴직제도 사용 비율을 보통 6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자동육아휴직제도 이후 육아휴직자가 크게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육아휴직 기간이 끝난 이후 직장에 복귀하더라도 직장과 육아·교육을 병행하는 데 부담이 크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다만 추가로 늘어나는 육아휴직은 자동으로 연장되지 않는다. 3개월의 출산휴가와 1년간의 육아휴직을 다녀온 이후 본인이 별도로 신청해야 최대 1년간 추가 육아휴직을 쓸 수 있다.
롯데가 여성인력 정책에 신경 쓰는 이유는 여성인재를 키우는 게 회사의 시급한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근 롯데그룹 내 여성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여성 임원 비율을 30%까지 높아겠다. 궁긍적인 목표는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배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고객이 많은 그룹의 특성상 여성인재 육성은 우리의 미래 성장을 위한 중요 과제 중 하나”라는 게 신 회장의 생각이다.
하지만 여성인재를 키우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롯데그룹 한 관계자는 “여전히 출산과 육아를 거치면서 상당수 인력이 회사를 그만두는 게 현실”이라며 “여성인력을 키우기 위한 별도의 정책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경영지원부문장 박완수 상무는 “우수한 여성 인재들이 육아 부담으로 인해 경력 단절을 겪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대폭 확대했다”며 “여성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더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