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전군 지휘관회의 주재 `다목적 포석`

군 기강 확립과 국민 안보의식 재무장의 기회로
지방선거 앞두고 보수층 결집, 국론통합 효과도
  • 등록 2010-05-04 오후 1:50:14

    수정 2010-05-04 오후 4:31:32

[이데일리 김춘동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4일 현직 대통령으론 처음으로 전군 주요 지휘관회의를 직접 주재한 데는 다목적 포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천안함 사태를 `국가 안보위기`라는 프레임으로 접근, 군과 국민의 안보의식 재무장을 강조하면서 국론통합을 도모하는 한편,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층 결집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도 함께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우선 군 통수권자로서 건군 62년만에 처음으로 합참은 물론 육해공 지휘관이 모두 참석하는 군 회의를 직접 주재함으로써 대내외적으로 위기상황을 부각시키면서 천안함 사태에 대한 단호한 대응의지를 재차 천명했다.

남북분단 60년을 넘어서면서 해이해진 군기강을 다잡고, 국민들의 안보의식 재무장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특히 군을 향해 "안보의식이 이완되어 왔다",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라며 정신력 해이를 지적하기도 했다.

"안보대상이 뚜렷하지 않도록 만든 외부환경이 있었다"는 말로 이전 정권의 책임론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로서 군에 기강 확립과 함께 고강도 개혁을 주문하면서 대통령직속 국가안보총괄점검기구 즉각 구성 등 구체적인 안보시스템 개선방안도 제시해 향후 국방분야에서 총체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천안함 사태를 확고한 안보프레임으로 접근해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북풍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실제로 이날 모두발언에서 천안함 침몰의 배후에 북한이 개입돼 있다는 점을 직설적으로 시시했다.

특히 "현재까지 분명한 것은 천안함은 단순한 사고로 침몰하지 않았다", "대한민국이 누리는 평화는 아직 취약한 기반 위에 있다", "대한민국의 번영과 안정을 깨뜨리는 위협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올 수 있다"며 북한을 겨냥한 강경발언을 쏟아냈다.

청와대 입장에선 천안함 사태에서 비롯된 비상정국을 계속 이어갈 경우 보수층 결집과 함께 한달여 앞으로 지방선거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전혀 불리할 것이 없는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올 들어 세종시 수정안과 4대강 사업 등 일련의 논란 속에서 분열된 국론을 하나로 결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도 될 수 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전날 "전군 지휘관회의는 1년에 두 차례, 상반기엔 6월말에 열리는 게 관례로, 지금까지 대통령이 주재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왜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회의를 여는지 시기도 의제도 석연치 않다"며 이 같은 우려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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