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정부로부터 500억달러 규모의 저금리 대출을 받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미국은 물론 중국에서의 판매마저 급감하면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지난 주말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에 대한 구제금융을 단행함에 따라 자동차 업계는 현 시점을 자금 지원 요청의 적기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자동차 업계 자금지원 요청 전망
특히 의회가 요구하는 높은 연료 효율을 갖춘 차량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정부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미 정부는 새로운 연료 효율 기준에 부합하는 차량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1000억달러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 의회는 지난해 에너지지원안보법을 통과시키면서 자동차 연비 효율화를 위해 250억달러를 정부보증으로 대출하는 내용의 자동차지원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고유가로 인한 판매 급감에 따라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점에서다.
자동차업계에 대한 지원책이 이뤄질 경우 가능한 시나리오 중 하나는 2009년에 250억달러를 지원하고, 2010년에 150억달러, 2011년에 100억달러를 지원하는 방안이 될 전망이다.
◇ 대선 후보들도 자금지원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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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인해 존 매케인, 버락 오바마 등 유력 대선 후보들도 자동차 업계의 어려움을 구제하는 방안을 지지하고 있다.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3일 오하이오주에서 가진 연설에서 "자동차가 미국에서 발명됐고 자동차 디자인에 대한 혁신도 이곳에서 이뤄져 왔다"며 "그런데 왜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자동차의 디자인과 제조를 한국과 일본이 하도록 내버려뒀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매케인 공화당 대선 후보도 최근 자동차업계에 저리 융자를 해 줄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경제 파급효과가 큰 자동차 산업을 지켜야 한다는 데 정치권도 공감하고 있다는 의미다.
◇ 중국에서도 자동차 판매 감소
올해 미국 자동차시장은 16년래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달 GM의 판매대수는 전년동월대비 20.3% 급감한 30만7285대에 그쳤다. 승용차는 13.9%, 트럭은 24.1% 감소했다. 포드자동차의 경우도 15만5690대로 26.6% 급감했다. 승용차는 8.9% 감소했고, 트럭은 32.3% 줄었다.
그나마 미국 시장 판매 부진을 상쇄해주던 중국 시장도 침체 양상을 보이며 자동차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JD파워에 따르면 8월 중국 자동차 판매는 전년동기 대비 10%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중국에서 자동차 판매량이 월 단위 감소세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5년 이후 처음이다.
존 보넬 JD파워 중국담당 애널리스트는 "공식 집계가 발표돼야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있겠지만 8월 판매가 조금이라도 감소했다면 큰 충격이다"며 "베이징 올림픽으로 인해 판매가 줄어든 것인지 여부는 두고 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리먼브러더스는 지난주 발표한 자동차업종 보고서에서 "9~10월 중 자동차 판매가 다소 회복되겠지만, 소비 둔화로 인해 연말 또는 내년초까지 판매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판매 부진은 미국의 국민기업인 `빅3`를 구제하기 위한 좋은 구실이 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국책 모기지업체에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한 데 이어 위기에 빠진 자동차 업계를 지원할 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