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견`을 기다리는 올 부산국제영화제의 상영작들. 왼쪽부터 `경의선` `영원한 여름`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 | |
아시아 영화를 맡고 있는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대만 감독 레스티 첸의 ‘영원한 여름’, 인도 비쥬 비스와나스의 ‘아주 특별한 축제’, 필리핀의 파올로 비야루나와 엘렌 라모스가 공동 연출한 ‘일루전’, 베트남 후인 루의 ‘하얀 아오자이’를 추천했다. 김 프로그래머가 “사랑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해라는 주제를 매력적인 방식으로 말한다”고 소개하는 ‘영원한 여름’은 어릴 적부터 친구 사이인 두 남자와 한 여자의 관계를 성장영화적으로 그린 동성애 영화다. “인도 영화인데도 마치 한국의 소외된 독립영화 현실을 이야기하는 듯하다”는 추천사가 붙은 ‘아주 특별한 축제’는 열정적이던 영화 감독이 데뷔작 완성 후 상영 공간을 찾지 못해 겪는 일을 다뤘다. “복고풍의 캐릭터와 영상이 에로틱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는 ‘일루전’은 아버지가 고용한 누드모델과의 관계에 탐닉하는 청년이 주인공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자존심을 지켜나가는 가족을 다룬 ‘하얀 아오자이’에 대해서는 “드라마의 강력한 힘이 관객을 매료시킬 것”이라고 평했다.
▲ `발견`을 기다리는 올 부산국제영화제의 상영작들. 왼쪽부터 `일루전` `아주 특별한 축제` `나의 친구 그의 아내` | |
전양준 프로그래머는 비(非)아시아 영화 중 대니얼 고든의 다큐멘터리 ‘푸른 눈의 평양 시민’을 고르며 “지난 50년간 어떤 외국인과도 접견이 허용되지 않았던 북한 내 미국인 망명자의 과거 현재 미래를 고든의 카메라를 통해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1962년 월북한 미군 병사의 삶을 담았다. 또 다른 추천작 ‘꿈의 동지들’은 인도 부르키나파소 미국 북한 등 4개국의 허름한 극장에서 일하는 영사기사들을 다룬 독일 다큐멘터리. 전 프로그래머는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헌사 같은 작품”이라고 호평했다.
허문영 프로그래머는 한국영화 추천작으로 먼저 “차갑고 잔혹하면서도 우아한 10대 갱스터”라고 설명한 ‘폭력써클’(감독 박기형)과 “조폭 장르와 가족 멜로를 결합한 조폭 영화의 새로운 경지”라고 평한 ‘열혈남아’(이정범)를 골랐다. 이어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김태식)에 대해서는 “아이러니와 페이소스가 절묘하게 결합됐다”고 추천했고, ‘경의선’(박흥식)은 “꿈과 죄의식과 외로움이 서정적 영상에 실려 아프게 전해진다”고 해설했다. ‘나의 친구, 그의 아내’(신동일)은 “에로스와 공포가 뒤섞인 기괴한 이야기”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