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영구 팬택고문 "기업 전략, 軍과 비슷합니다"

국방부 정책실장서 변신...국가IR전문가,4개국어 능통
"국제적 네트워크 활용, 팬택 글로벌 전략에 기여 기대"
  • 등록 2005-03-04 오후 3:37:42

    수정 2005-03-04 오후 3:37:42

[edaily 안승찬기자] "IT기업의 마케팅 전략과 국방 전략이 놀라울 만큼 비슷해 저도 놀랐습니다." 국방부 정책실장 출신으로 군에서 `별 셋` 자리까지 올라갔던 차영구 팬택계열 상임고문은 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IT업체에서 지난 한달을 보낸 소회를 이렇게 표현했다. 차 고문은 지난달 1일 국내 3위 휴대폰업체인 팬택계열로 전격 영입되면서 세간의 관심을 모았었다. 군 장성 출신이 민간 IT업체로 옮겨갔다는 사실 자체가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차 고문은 "국방전략의 목적이 전투에서의 승리라면 기업의 목적은 이익이라는 점이 다소 다르지만, 결국 타겟을 구축하고 구체적인 전술을 짜는 등 전반적인 프로세스는 IT기업의 마케팅이나 국방전략이나 큰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차 고문은 "처음에는 IT용어들이 너무 생소해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지금도 열심히 배우고 있는 중"이라고 겸손해 하기도 했다. 한달만에 벌써 `팬택사람`이 된 차 고문은 팬택에 대한 애정과 걱정도 털어놓았다. 그는 "팬택과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이 비슷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우리나라가 소득 2만달러라는 목표를 향해 뛰고 있지만 강대국 속에 둘러쌓여 있는 것처럼, 팬택도 세계 5위 휴대폰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자본과 기술, 네트워크를 모두 가지고 있는 대기업들 사이에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사회가 여전히 법제화나 시스템화가 덜 되어 있는 것처럼, 팬택 역시 13년만에 급성장을 거듭하다보니 아직 요소 요소에 시스템이 부족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팬택을 너무 좋아하게 된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차 고문은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으로 사랑하는 것처럼, 팬택 사람으로서 팬택을 사랑해야 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차 고문은 지난 2003년 한국의 경제 관료들이 미국 신용평가 기관들을 방문하는 자리에 이례적으로 군복을 입고 동행해 한반도 안보 문제가 이상이 없음을 역설해 주목받은 바 있다. 차 고문은 앞으로 팬택에서 글로벌마케팅과 특허부문에서 나름대로의 성과를 내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팬택의 경우 연간 특허료가 1000억원이 넘게 사용되고 있다"며 "특허문제의 경우 국제적인 협상과 타협이 상당히 필요한 부분인 만큼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어느정도 기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영어, 프랑스어, 중국어, 일본어 등 4개국어에 능통한 차 고문은 국제적으로 상당한 인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35년간 군에 있다가 IT기업으로 옮길 때는 고민도 많았지만, 그만큼 배우는 것도 많다"며 "팬택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은 개인적으로 큰 행운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육사 26기인 차 고문은 75년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79년 프랑스 파리대학 사회과학대학원에서 국제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특히 2002년부터 용산기지 이전 및 주한미군 감축, 미군기지 재조정 협상을 주도하면서 `국민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군인`이란 평가를 듣기도 했다. 지난해 4월 국방부 정책실장을 마지막으로 34년간의 군생활을 마감한 이후 서울대 국제대학원 객원교수로 초빙돼 강의 국방정책과 관련된 강의를 해왔다. 또 라디오 국군방송에서 고정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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