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지난달 대구공항에 착륙하던 아시아나 항공기의 비상문을 강제 개방한 30대 남성이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 지난달 26일 대구국제공항에 비상 착륙한 아시아나 비행기의 출입구 비상개폐 흔적이 남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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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서경원)는 21일 항공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A(32) 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달 26일 아시아나항공 OZ8124편 항공기에 승객으로 탑승해 항공기가 대구공항 상공 고도 224m에서 시속 260㎞로 하강하던 도중 갑자기 비상 탈출구 출입문 레버를 조작해 개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OZ8124편 항공기의 외부 비상구 탈출용 슬라이드가 떨어져 나가게 하는 등 아시아나항공 소유의 항공기를 손괴한 혐의(재물손괴)도 함께 받았다.
검찰은 사건 송치 이후 항공기 승무원, 주변 승객, 항공권 발권 직원, A 씨 가족·지인 등을 조사하고, 휴대전화 메시지 분석 등 다각도의 수사를 통해 비상문 조작 과정 및 범행 동기 등을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착륙 도중 ‘항공기가 폭발할 것 같다’는 비정상적인 불안감과 초조함에 휩싸여 항공기 밖으로 내리겠다는 충동으로 비상문을 조작했고, 개방 직후 기내로 강한 바람이 들어오자 좌석에 앉아 있다가 항공기가 완전히 착륙한 후 탈출구 밖으로 뛰어 내리려고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항공사는 A 씨에게 정신과 약물 복용 여부를 문의한 후 비상구 좌석을 배정했고, 탑승 수속 과정에서도 이상 증세는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승객이 운항 중인 항공기의 출입문을 개방한 국내 최초 사례로서 항공운항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한 범죄다”며 “향후 재판 절차에서 피고인에 대한 임상심리평가 분석 결과를 제출하는 등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해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