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글로벌 3대 거래소인 FTX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 비트코인이 주춤거리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2등 코인인 이더리움이 초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크리스마스 전후로 나타났던 `산타 랠리`가 이번에도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더리움이 의미있는 랠리를 보이기 보다는 추가적인 하락세를 연출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여전히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할 전망이다.
9일 시장 데이터업체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FTX 파산신청 사태가 터졌던 최근 한 달 간 비트코인 가격은 1만8000달러대 초반에서 1만7000달러대 초반까지 5.6% 하락한 반면 이더리움 가격은 1.2% 정도 하락하며 1280달러선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일단 FTX 사태 이후 가상자산 기업들의 연쇄 부실화가 어느 정도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자 시장 반등에 대한 기대가 나오고 있다. 마이크 맥글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매크로 선임 전략가는 “블룸버그/갤럭시 크립토지수를 기준으로 보면 가상자산 가격이 가파른 할인율을 보이고 있다”면서 “조만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이 멈출 것으로 보이는 만큼, 머지 않아 가상자산이 전통적인 위험자산에 비해 초과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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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시장 분석업체인 샌티멘트는 최근 이더리움 가격 상승을 전망한 시장 내 샤크와 웨일(고래)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고 봤다. 실제 최근 이틀 간에도 이들 주소가 2.1%나 늘어났는데, 이는 이더리움을 거의 7억달러 정도 매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세계 최대 코인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미국 법인인 바이낸스US가 전날 이더리움 매매거래에 대해 수수료를 제로(0)로 낮추겠다고 발표한 것이, 이더리움 투자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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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덕에 이더리움 거래대금이 늘어난다면, 최근 반등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더리움 가격이 좀 더 탄력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일단 독립 시장 애널리스트로 활동 중인 울프는 이날 “지난 11월 초 1675달러 고점까지 간 이더리움이 이후 25% 하락하자 반등 신호가 나오고 있다”면서 “현 추세대로 라면 지난 11월에 이더리움 가격은 이미 바닥을 찍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물론 울프 역시 이더리움이 큰 폭의 상승랠리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진 않았지만, 적어도 가격이 바닥을 찍고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는 갖고 있는 셈이다.
반면 코인코덱스닷컴은 주요 기술적 지표들을 활용해 “오는 25일 크리스마스 쯤에 이더리움 가격은 915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면서 “지금보다 23% 정도 가격 하락이 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시장 애널리스트인 아디티야 로이는 “현재 이더리움은 약세장 속에서 일시 반등하는 베어마켓랠리를 보이고 있을뿐”이라고 말하면서 “이더리움은 일부 큰 손들이 시장이 강세장으로 갈 것이라는 인상만 준 뒤 가격을 하락시키는 ‘불 트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최악의 경우 이더리움은 700달러까지 갈 수 있고, 그럴 경우에 진정한 바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