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무지개 행렬` 돌아왔다…퀴어축제 개막

무더위 속 무지개 깃발 휘날려
`차별의 시대 불태우자` 주제
6월26일~7월18일 온·오픈 진행
예년과 달리 맞불집회 없이 퍼레이드
  • 등록 2021-06-27 오후 9:19:34

    수정 2021-06-27 오후 9:19:34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서울 도심 속 무지개 깃발이 휘날렸다. 성소수자 문화행사인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지난 26일 막을 올린 것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으로만 진행됐던 퍼레이드가 27일 2년 만에 서울 도심을 행진했다.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는 27일 오후 5시30분 서울 남대문시장을 출발해 중구 한빛광장까지 약 2.2㎞ 구간을 차량 및 도보로 행진하는 퍼레이드를 했다. 예년처럼 대규모 인파가 참여하진 못했지만, 퍼레이드에 참여한 50여명은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무더위 속 무지개 깃발을 흔들었다.

올해 공식 슬로건은 ‘차별의 시대를 불태워라’다. 이날 행진은 남대문시장~을지로입구역~한빛광장 구간에서 43분간 진행됐다. 일반 참여 인원 6명, 안전요원 2명 등 8명을 1개조로 총 6개조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서울퀴어퍼레이드 참석자들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숭례문 앞에서 청계천 한빛광장까지 도심행진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약 50m 간격을 두고 순차적으로 출발한 이들은 1개 차로를 점거하며 행진했으며 신호 문제로 중간중간 거리가 좁혀지기는 했으나 경찰의 통제 아래 평화적으로 열렸다.

참석자들은 무지개 마스크를 썼고 무지개무늬 우산을 들었으며 무지개 깃발을 휘날렸다. 행진 중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등 자유로운 모습을 보이고 일부 참가자는 ‘차별의 시대를 불태워라’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어 흔들었다.

행진 시작 직후 비가 내렸지만 참가자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은 채 자유 발언을 이어갔다. 오후 4시50분쯤 서울 중구 장통교에서 무지개 현수막 2개를 걸기도 했다. 올해 적은 인원이라도 행진한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날은 보수·기독교단체 등의 ‘맞불 집회’도 없었다. 2014년 신촌에서 열린 서울퀴어문화축제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서울퀴어문화축제는 7월18일까지 이어진다. 행사 대부분이 유튜브와 웹사이트 등 온라인으로 열린다.

2000년 시작된 서울퀴어문화축제는 2015년 서울시가 서울광장을 축제장소로 허가하면서 규모가 커졌다. 퍼레이드는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자신 있게 드러내는 축제의 하이라이트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축제는 비대면으로 전환됐고, 퍼레이드 역시 실시간 방송으로 퀴어축제 참여자들의 모습을 송출하는 방식으로 대체됐다.

한편 모든 차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이 국민동의청원 10만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하지만 차별금지법을 반대한다는 국민동의청원도 10만 동의를 얻어 함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된 상황이다.

사진=서울퀴어문화축제 공식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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