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경찰이 ‘버닝썬 사태’ 관련 사건 일부를 송치하기 시작하면서 검찰도 본격 수사 준비에 착수하고 있다. 마약 투여·유통과 성접대 등과 달리 경찰 유착 의혹 관련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검찰은 이 부분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경찰이 버닝썬 사태 피의자 등을 송치한 건에 대해 각 사건의 성격을 판단한 뒤 수사 방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신응석)가 경찰 수사 지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송치 후 수사도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격에 따라 일부 사건은 다른 부서가 맡을 가능성도 있다. 클럽 내 마약 유통과 투약 의혹에 대해선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태권) 등을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버닝썬과 경찰 유착의 연결고리 역할로 지목된 전직 경찰관 강모씨를 지난달 22일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긴 데 이어 같은달 29일에는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 및 유포 등 혐의로 구속된 가수 정준영(30)씨도 송치했다.
그간 검찰은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이첩 지시로 사건 배당을 받았지만, 대규모의 경찰 특별수사팀이 진행하는 수사에 직접 개입하지는 않았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조직 명운이 걸렸다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경찰을 무리하게 자극하지 않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검찰로 넘어오는 피의자 숫자가 늘어나면서 버닝썬 사태 관련 수사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검찰은 우선 경찰 수사에 대한 보강 수사에 주력한다는 방침이지만 새 혐의를 포착하면 재수사 수준의 강도 높은 자체 수사를 벌일 가능성이 있다. 버닝썬 사태는 클럽 내 마약 유통 및 투약 의혹과 거엑의 세금탈루 의혹, 성매매 및 불법촬영·유포 의혹, 경찰 유착 의혹 등 여러 의혹이 뒤엉켜있어 검찰이 직접 수사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착 의혹이 제기된 현직 경관 가운데 가장 윗선이 윤모 총경인 점을 두고도 ‘꼬리 자르기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경찰 유착 수사에 대해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국민적 비판을 무겁게 인식한다”며 “국민의 의혹을 해소할 만한 성과가 없어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