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절반 지나는데..싱거운 대형주 펀드

연초 이후 K200인덱스·대형액티브 저조..중소형주 ‘훨훨’
글로벌 경기회복에 수익률 회복 기대
“중수익 상품 선호 현상 강해져..자금 유입 힘들 듯”
  • 등록 2014-06-23 오전 11:21:12

    수정 2014-06-23 오전 11:24:53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덩치 큰 놈이 싱겁다더니 펀드도 딱 그 모양이다. 2014년도 절반이 지나고 있지만 대형주 펀드는 이렇다 할 한 방 없이 연일 고꾸라지고 있다 .

23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는 올해 -0.83%의 수익률을 거두며 예금보다 못한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유형별 국내 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출처:KG제로인)
하락세를 부추기는 것은 코스피 200 인덱스펀드 등 대형주로 구성된 상품들이다. 코스피 200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는 연초 이후 2.32%나 하락하며 체면을 구기고 있다.

펀드매니저가 종목을 선별하는 액티브 대형주 펀드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005930)POSCO(005490), KB금융(105560) 등 초대형 가치주를 담는 ‘JP모간코리아밸류자(주식)A’는 연초 이후 7.38% 하락했다. 또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의 대형주 펀드인 ‘마이스타셀렉션[주식]_클래스A’나 우리자산운용의 ‘위풍당당 대표주자1’등도 -6~-7%의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중소형주 펀드는 코스닥의 강세에 힘을 빌려 연초 이후 6.83%의 수익률을 거두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의 ‘로우프라이스자1(주식)A1’이나 현대자산운용의 ‘강소기업1[주식]C-s’등은 올해 두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중소형주 1(주식)(A)’나 NH-CA자산운용의 ‘NH-CA대한민국No.1중소형주[주식]클래스 A1’도 각각 11.88%, 11.65%의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초 삼성전자(005930)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우려에 코스피가 1940선까지 밀리며 대형주 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거듭했다. 원화 강세에 따라 달러-원 환율이 1020원선까지 밀리자 수출주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반면 코스닥은 연초 정부의 내수 살리기 정책에 힘입어 오름세를 탄 것. 1분기 실적이 나오며 주춤한 모습도 보였지만 최근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탄탄한 수익을 내고 있다.

증권업계는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는 하반기에는 대형주 펀드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김후정 동양증권 펀드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회복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등으로 경기 모멘텀이 강화된 점을 감안할 때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 투자에 유리한 환경”이라며 “지난 2년간 주식형 펀드의 중심에는 중소형주 펀드가 있었지만 이제 대형주 펀드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화탁 동부증권 연구원 역시 “그동안 증시가 혼란했던 이유는 선진국 경기의 바닥은 확인됐지만 중국의 하락 국면이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8을 기록하며 예상치(49.7)를 웃도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가격이 떨어진 대형 경기민감주, 중국의 환경에 좌우되는 수출주가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대형주 펀드의 수익률이 회복된다 해도 자금 유입은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 대형 증권사 강남지점 PB는 “하반기로 갈수록 대형주 펀드의 성과는 좋아질 수 있겠지만 막상 대형주 펀드를 찾는 고객은 거의 없다”며 “저금리 시대에 맞게 기대수익률은 낮아도 안정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배당펀드나 인컴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연초 이후 수익률 희비가 갈리는 국내 주식형펀드(출처:KG제로인, 상장지수펀드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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