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테러 전진기지 예멘 불안에 美 `부담스러워`

살레 정권, 美 알카에다 소탕노력 도와
대테러 정책과 민주화 지지 놓고 딜레마
  • 등록 2011-03-29 오전 11:02:24

    수정 2011-03-29 오전 11:02:24

[이데일리 양미영 기자] 예멘의 반정부 시위가 갈수록 격화, 미국에 또 다른 짐이 되고 있다. 미국의 대(對)테러 정책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예멘 현 정권이 반정부 시위대에 무력을 행사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

2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에 맞서 집권 의지를 재천명했고 시위대의 반발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29일에도 살레 대통령은 알아라비아TV와의 인터뷰에서 "반정부 시위대에 대해 어떤 양보도 허용하지 않겠다"며 "예멘이 혼란에 빠졌으며 내전도 시간 문제"라고 밝혔다.

이처럼 상황이 극으로 치닫자 미국도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알카에다는 최근 예멘을 테러 활동의 거점으로 활용해왔고, 32년동안 살레 대통령이 집권해 온 예멘 정부는 알카에다를 소탕하려는 미국 정부에 적극 협조해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정부 당국을 인용, 최근 중동 지역 시위를 틈타 알카에다의 테러 공격이 임박했을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알카에다는 미국행 화물기에 폭탄이 든 소포를 실으려다 무산된 바 있다. 28일에는 예멘 남부 아비안주 자르 지역의 무기공장에서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 110명이 사망했고 여기엔 알카에다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예멘에서 시위가 격화되자 미국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지난 27일 ABC방송에 출연, "알카에다와의 전투를 도와온 살레 대통령의 퇴진이나 예멘의 정권 교체는 미국의 대테러정책 수행에 있어 진짜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이를 의식해 최근 예멘을 불시에 방문, 테러 위협 종식을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이집트나 시리아에서처럼 예멘에 대해서도 미국은 대테러 정책을 위해 시위대를 강경진압하는 군부 정권의 손을 들어주기 애매한 상황에 놓이면서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미국은 일단 예멘에서 시위가 격화되자 유엔(UN) 등과 함께 비난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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