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공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건설사 보유 토지 매입, 랜드뱅크 출범 등을 역점 사업으로 꼽고 진행 중이다. 정부가 경제살리기를 위해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이다.
토공은 올 연초 `비상경영-Bridge 개혁`을 선언했다. 이는 국가적인 경제위기를 타개하는 데에 토공이 보유한 토지의 비축, 이용, 개발 기능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취지의 선언이었다.
◇ 4조6000억원 조기 발주..경제살리기 고군분투
후속조치도 재빠르게 단행됐다. 건설사들이 당장 현금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 선급금 지급 한도 비율을 최대 30%까지 확대했다. 또 토지대금을 제때 갚지 못한 건설사들의 연체 이자율도 지난해 11월 말부터 올해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종전 9∼14%에서 6.8∼9.8%로 최대 4%포인트 낮춰 주고 있다.
건설사에게 일감을 주기 위한 사업 발주도 이어지고 있다. 토공이 올해 발주하는 공공사업 예산은 작년보다 26% 늘어난 12조7000억원이다. 특히 기업의 자금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전체 예산의 61%인 7조7000억원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할 예정이다.
토공은 예산의 조기집행을 위해 공사 조기발주도 병행하고 있다. 토공이 올해 발주할 공사는 170건 총 4조7995억원 규모다. 이 중 96%인 4조6075억원(73건)의 공사를 긴급 발주키로 했다.
토공은 또 저렴한 가격의 산업단지를 조기에 공급하기 위해 경북 영천산업단지와 경기 오산가장2산업단지 등의 조성공사를 앞당기는 한편 충남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등 11개 산업단지도 공사기간을 대폭 앞당기기로 했다.
주택 건설사 유동성 확보를 위해 이들이 보유한 땅도 사들이고 있다. 이와 함께 2008년 11월 이후 자금난을 겪고 있는 건설업체의 요구를 수용, 16건 총 4127억원 규모의 공공주택용지 계약을 해지해줬다.
◇ 토지은행(Land Bank) 6월 출범..토공 역할 증대
토공이 경제 살리기 첨병 역할과 함께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토지은행(Land Bank)이다. 정부는 토지를 미리 비축한 뒤 필요한 시점에 지방자치단체나 공기업에 땅을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 토지은행을 설립키로 했다.
정부는 토지은행 운영을 통해 산업단지 분양가를 20~40%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토지은행은 토공이 택지매입에서 공급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전담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토공이 비축된 토지를 도시개발 및 토지이용계획 등에 맞춰 효율적으로 운용하지 못하면 정부의 이 같은 구상은 실현 불가능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토공은 그동안 신도시 및 산업단지 조성을 통해 토지의 효율적 공급에 대한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보상 및 택지 공급 과정을 전면 개편해 택지공급가격을 대폭 낮추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토지은행은 이르면 6월에 출범한다. 또 SOC용으로 1조원, 산업단지용으로 1조원 등 총 2조원 규모의 토지를 매입할 예정이다. 토공은 2011년까지 10조원 규모의 토지를 미리 취득하여 비축할 계획이다.
토지공사는 이밖에 인도 뭄바이 북쪽 150㎞에 위치한 구자라트에 1100만㎡ 규모로 한국전용산업단지(가칭 Korea SEZ)를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또 토지공사는 ▲아프리카 세네갈 신행정수도와 락 로제 신도시 ▲예멘 아단 신도시 ▲리비아 신도시 ▲러시아 모스크바 산업단지와 항만배후단지 ▲키르기스스탄 신도시와 관광단지 ▲몽골 신도시 ▲투르크메니스탄 카스피해 섬 개발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신도시 수출은 단순한 노하우 수출에 한정되는 게 아니다. 외화획득은 물론 일자리 창출, 자원 확보 등 많은 부가가치가 뒤따른다. 특히 '토지공사 사업관리-민간 건설업체 시공수주-국내 기업 자원 확보' 등 패키지 사업 추진이 가능해져 시너지가 커진다.
토공 관계자는 "한국형 신도시는 단기간에 개발이 완료되면서도 쾌적하고 편리한 도시환경과 첨단 정보시스템도 갖추고 있어 개발도상국과 자원부국에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