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시장은 치열한 매매공방이 펼쳐지며 횡보국면이 이어졌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뒷심부족을 드러내며 밀리는 양상이 연출됐다. 투자자들은 "좀더 지켜보자"는 심리가 우세했다. 미국 증시가 안정세로 돌아섰으나 여전히 변동성이 큰 상태이고 현대차가 현대건설을 돕기로 했으나 시장은 판단을 유보했다.
주식시장은 강보합으로 출발, 반등을 시도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매물이 늘어나며 되밀렸다. 채권시장도 장마감 무렵 손절매 물량이 나오며 국고채 3년물의 수익률이 3일째 상승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수요 우위를 바탕으로 달러당 원화환율이 꾸준한 오름세를 나타냈다.
주식시장의 경우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44포인트 오른 555.04, 코스닥지수는 0.78포인트 내린 80.86으로 거래를 마쳤다.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5bp 오른 7.23%,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환율은 2.3원 상승한 1138.3원으로 각각 마감했다.
◇주식시장
거래소시장에서는 외국인 매수와 기관의 프로그램매수가 유입됐지만, 그 규모가 크지 않은데다 적극적 매수에도 나서지 않아 지수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오후 들어 본격적으로 약세 전환된 시장은 이후 5포인트 내의 좁은 박스권에서만 움직였다. 결국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44포인트 하락한 555.04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은 141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이며 이틀째 순매수를 계속했고, 선물시장에서도 2163계약으로 대규모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전날에 이어 현대전자를 집중적으로 샀다. 기관도 프로그램매수에 치중하면서 순매수를 이어갔다. 총 136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일부 중소형주를 제외하고는 지수 상승 실패에 따른 실망매물을 내놓았다. 287억원 순매도했다.
대형 블루칩들은 종목별로 등락이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외국인이 자구안 타결 소식에 강하게 순매수했던 현대전자가 강세를 주도하며 4.19% 상승했다. SK텔레콤과 한통, 데이콤 등 통신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한전이 각각 3.24%, 2.17% 하락했고, 현대건설 지원 발표가 난 현대차도 7% 급락했다.
업종별로는 섬유의복, 종이목재, 화학, 제약, 철강금속, 기계, 건설, 통신업종이 강세를 보였고, 전기전자, 운수장비, 은행과 증권업종 등이 약세를 보였다. 상승한 종목은 상한가 32종목을 포함해 323종목이고, 하락한 종목은 하한가 9종목을 비롯해 486종목이다. 전체 거래량은 3억1069만주, 거래대금은 1조3616억원을 기록했다.
주가지수선물시장도 별다른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투기적 매매에 의해 소폭 등락하는 소강 상태를 연출했다. 선물 최근월물인 12월물 지수는 큰 등락없이 전날보다 0.15포인트(0.22%) 하락한 68.85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은 지수 82대에 포진한 매물벽에 대한 부담으로 3일만에 하락했다. 16일 코스닥시장은 최근 강세를 보였던 신규등록주들이 대거 약세로 전환된 반면 저PER 및 저PBR주 등 장기소외주가 강한 반등을 시도했다. 빠른 순환매속에 거래량은 3억주대에 육박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78포인트(0.96%) 하락한 80.86으로 마감했다. 건설업을 제외한 전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기타 벤처기업 금융업종의 낙폭이 컸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상한가 62개를 포함해 250개에 그쳤고 하락종목은 하한가 11개 등 309개나 됐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2억9379만주와 1조5738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1억원과 15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들은 67억원의 순매도했다.
지수비중이 큰 종목들은 대부분 부진했다. 개별종목 장세가 이어졌으나 빠른 순환매 양상을 나타냈다. 신규종목군의 시세가 꺾이는 대신 저PER, 저PBR 등 장기소외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3시장은 사상 최저 거래대금을 기록하며 이틀 연속 하락했다. 3시장 수정주가평균은 전일대비 1333원(-7.4%) 내린 1만6669원으로 마감됐다. 업종별로는 벤처가 5.27% 오른 반면 일반은 14.74% 내렸다.
◇채권시장
채권시장에서는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이 7.2%선을 상향 돌파하며 연3일째 수익률이 오름세를 나타냈다. 국고3년물의 최종호가수익률은 7.23%를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거래가 많지 않았으나 장막판 일부 손절매 물량이 나오면서 수익률 상승폭이 커졌다. 내년도 성장률이나 물가 등 펀더멘털 요인은 금리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으나 신규 공급물량 증가 등 수급상황이 시장참가자들에 부담이 되는 모습이다.
3년물 국고채 2000-12호와 10호는 전날 수준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매도, 매수 호가 제시가 뜸했고 거래량도 많지 않았다. 오전장 중반 이익실현 매물과 손절매 물량이 나오면서 수익률이 7.2%선으로 올랐다.
오후들어 국고3년이 수익률 7.20%에서 한동안 멈춰섰다. 거래가 극도로 부진한 상황에서 3년물 국고채 2000-4호, 5호, 8호 등 경과물이 일부 거래됐다. 장마감을 앞두고 손절매성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3년물 국고채 2000-15호는 장내시장에서 7.20%에 100억원이 거래됐고 7.21%에도 80억원이 거래됐다.
증권협회가 고시하는 3년물 국고채의 최종호가수익률은 전날보다 5bp 오른 7.23%, 5년물 국고채는 8bp 오른 7.45%, 2년물 통안채는 4bp 오른 7.21%로 마쳤다.
◇외환시장
전반적인 달러수요 우위를 바탕으로 달러/원 환율이 전날보다 2.60원 높은 1138.3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개장 초부터 오름세를 타며 1139원까지 상승했던 환율은 추가상승에 대한 부담을 떨치지못하고 조정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날보다 30전 높은 1136원에 거래를 시작, 기업들의 결제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오름세를 지속했다. 11시38분 1138.30원까지 상승한 환율은 추가상승이 제한되며 소폭 등락을 반복, 1137.90원으로 오전거래를 마쳤다. 기업들의 네고물량 공급이 부진한 가운데 정유사 등 수입업체들의 결제수요가 많았고 역외세력도 달러매수에 일부 가담했다.
1138.10원으로 오후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기업들의 결제수요와 이에 편승한 은행권의 달러매수로 2시3분쯤 1139원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차익실현을 위한 매물이 나오는 등 물량부담을 느끼며 반락, 2시46분쯤엔 1137.80원으로 되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1138원을 중심으로 등락하는 조정국면에 들어선 환율은 결국 전날보다 2.60원 높은 1138.3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정유사를 비롯한 대형 수입업체의 결제수요가 시장을 주도했고 은행들이 뒤따르는 양상을 보였다. 역외세력은 오전중 비교적 매수세가 강했으나 오후들어 전반적으로 관망세를 지켰다.
달러/엔 환율이 상승하고 동남아통화가 일제히 하락하는 등 세계적인 달러강세도 원화환율 오름세에 영향을 끼쳤다.
한편 현대건설이 17일중 미결제중인 신주인수권부사채(BW) 6000만달러를 상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달러를 매입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물환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6억32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3억7060만달러가 거래됐으며 스왑은 각각 2억4740만달러, 6억4200만달러가 체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