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서 이긴 한미 장차남, 이번주 이사회 소집…경영진 새판 짠다[마켓인]

대표이사 교체 등 이사회 안건 논의 중
이르면 2일, 늦어도 4일엔 개최
순익 1조원 시총 50조원 달성 실행안 고민
"가족간 화합과 협력 최우선" 강조
  • 등록 2024-04-01 오전 10:09:56

    수정 2024-04-01 오전 10:15:35

[이데일리 마켓in 권소현 기자] 한미사이언스(008930) 주주총회에서 승리한 임종윤·종훈 장차남 측이 이르면 이번 주 초 이사회를 소집해 한미약품그룹 경영진 새판 짜기에 착수한다.

한미약품그룹 정상화를 위해 그간 경영권을 두고 빚었던 가족 간 갈등을 푸는 데에도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임종훈·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은 이번 주 내로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변경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사회는 이르면 2일, 늦어도 4일에는 열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열린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장차남 측이 주주제안한 이사선임안이 통과된 데에 따른 것이다.

이날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측이 추천한 이사 6인과 장차남 측이 추천한 이사 5인을 두고 맞선 상황에서 주주들은 장차남 측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임종윤·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로 입성하게 됐고 권규찬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이사는 기타비상무이사로, 배보경 라이나생명보험 사외이사와 사봉관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가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지난달 28일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경기도 화성시 라비돌호텔에 장남 임종윤(왼쪽)·종훈(오른쪽) 전 한미약품 사장이 들어서고 있다.(사진=이데일리 허지은 기자)
이사회는 대표이사 또는 이사회에서 따로 정한 이사가 하루 전에 각 이사에게 통지해 소집할 수 있다. 이사 해임은 주총 특별결의 사항이지만, 대표이사 선임은 이사회 의결 사항이어서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교체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장차남 측 관계자는 “이사회 소집 전에 가족 간 협의를 진행 중이다”라며 “교체된 새 대표이사가 조직과 경영, 인사 재무, 사업을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차남 측은 대표이사 교체 후 새로 경영진을 구성해 주총 전에 제시한 ‘한미약품그룹 순이익 1조원, 시가총액 50조원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짤 계획이다.

임종윤 전 한미약품 사장은 “국내에서 시가총액 50조원 티어로 인정받는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셀트리온 모두 위탁개발생산(CDMO)가 아닌 위탁개발(CMO) 업체”라며 “한미약품그룹은 자체 신약을 개발하면서 CDO 사업까지 영위하는 글로벌 제약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모의 경제’로 승부를 보는 대신 공정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임 전 사장은 이어 “궁극적인 목표는 전 세계에서 주요하게 처방되는 모든 바이오의약품 공정의 생산 기지를 한국에 구축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한미약품그룹을 시총 50조원 티어로 만들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의 CMO 역량과 함께 대한민국은 제약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장차남 측은 한미약품그룹 경영에 있어서 모녀와 계속 대치하기 보다는 대주주 가족간 화합과 협력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기 주총을 앞두고 한미약품그룹이 임종윤·종훈 형제에 대해 각각 한미사이언스 사장, 한미약품 사장직에서 해임하며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송영숙 회장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을 한미약품그룹의 후계자로 지목하면서 부회장으로 승진시켰고, 아들들과의 절연도 공식화했다. 이제 모녀와 장차남 간 관계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평가가 대세였다.

하지만 한미약품그룹을 제대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가족 간 화합이 선결 과제라고 본 것이다.

여기엔 장차남 손을 들어준 신동국 한일정밀 회장의 당부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임종윤 전 사장에게 한미약품그룹을 가족 같은 회사로 잘 가꾸어 나갈 것을 부탁하면서 마지막까지 소액주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등 장차남에게 강력한 지지를 보냈다. ‘가족 같은 회사’는 임종윤 전 사장이 2004년 북경한미약품 총경리 시절부터 기업경영의 ‘모토’로 삼았었고, 창업자 임성기 회장이 가장 좋아한 문구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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