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드론 공격에 카불 일가족 10명 사망

10명 한 가족…8명은 18세 미만
"시체, 피와 포탄 파편으로 뒤덮여"
일각에선 민간인 보호하지 않는 바이든 전략 비판
  • 등록 2021-08-31 오전 10:40:19

    수정 2021-08-31 오전 10:40:19

미국의 드론 요격으로 아프간 민간인 10명이 사망했다는 가슴 아픈 소식이 전해졌다. (사진= AFP)


[이데일리 김다솔 인턴기자] 미국이 폭발물을 실은 이슬람국가 호라산(IS-K) 차량에 실시한 무인기(드론) 요격으로 아프간 민간인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28일 미국의 드론 공습으로 아프가니스탄 카불 북서쪽 지역에서 아프간 시민들이 사망했는데, 희생자 전부가 한 가족인 것으로 확인됐다. WP는 총 10명의 희생자 중 8명이 18세 미만이라고 전했다.

목격자인 압둘 마틴 아지지(20)는 WP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망자들이 오후 4시 30분경 귀가하는 길에 근처에 있는 자동차가 드론 공격으로 폭발하자 타고 있던 차량에서 내리던 중 사고를 당했다고 말했다.

아지지는 그들을 도우려고 했지만 이내 짙은 안개가 번지며 잔혹한 광경을 목격했다. 아지지는 “시체들이 피와 포탄의 파편으로 뒤덮여 있었고, 몇몇 아이들은 밖으로 나오지도 못한 채 차 안에서 사망했다”며 당시 끔찍한 상황을 회고했다.

이날 드론 공격은 미국의 ‘오버 더 호라이즌’ 작전의 일환이었다. 지난 28일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승인 없이 미군이 IS-K 관련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며, 아프간 철수 후에도 레이더를 이용한 장거리 공습을 강행하는 오버 더 호라이즌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드론으로 추가 테러 가능성이 있는 IS-K의 차량을 표적으로 삼았다며, 민간인 사상자에 대한 보고가 있었음을 인지하고 있으며,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국제사면위원회(AI)의 폴 오브라이언 사무총장은 “10명의 한 가족 목숨을 앗아간 이번 드론 요격은 앞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민간인 보호를 우선시하지 않는 오버 더 호라이즌 작전을 추진할 것을 암시한다”며 미국의 드론 공격을 비난하고 조사를 촉구했다.

아지지는 WP를 통해 “미국은 공습으로 다에시(Daesh·이슬람국가)가 사망했다고 한다”며 “여기 다에시가 어디 있나. 죽은 아이들이 다에시였느냐”라며 비난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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