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알레르기를 주로 일으키는 비만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단백질의 정체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비만세포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비만(肥滿)을 일으키는 세포가 아니라 세포 안에 많은 과립을 갖고 있어 비교적 크다는 점에서 이같이 불린다.
| 최완수 건국대 의전원 면역학교실 교수(미래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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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최완수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김도균 박사, 김혁순 교수 연구팀은 가려움증이나 염증을 일으키는 히스타민 등을 분비하는 원인 세포인 비만세포를 ‘프로히비틴’ 단백질이 활성화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프로히비틴은 세포 내 여러 부위에 분포하는 단백질로서, 미토콘드리아의 생성과 유지, 세포 활성화 과정에서 다양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주로 미토콘드리아에서 발견되는 프로히비틴이 비만세포 내 소기관인 과립에도 존재하는 것을 알아내고, 그 역할에 주목했다. 그 결과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들어오면 과립에 있던 프로히비틴이 세포막으로 이동, 세포막의 알레르기 유도 수용체와 결합해 히스타민이나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를 촉진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세포 내에서 염증물질 등이 분비되려면 여러 단백질 간의 연쇄적인 신호 전달이 필요한데, 프로히비틴이 효과적인 신호 전달을 위해 단백질이 복합체를 이루도록 기본 골격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연구팀은 이같은 과정이 프로히비틴의 특정 아미노산 인산화 여부에 따라 조절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알레르기 증상의 원인물질을 분비하는 비만세포의 활성을 조절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프로히비틴 단백질을 조절하는 화합물 등을 개발할 경우 알레르기 질환 뿐 아니라 다양한 면역질환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 교수는 “향후 B세포 등 다양한 면역세포에서의 역할 규명과 면역질환 치료물질 개발 연구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의 자매지인 사이언스 시그널링(Science Signaling) 9월10일자 온라인판 표지논문으로, 전문가 리뷰 논문과 함께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