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에 실패한 어느 한 사람의 경험담이 아니다. 예비창업자의 성공을 위해 외식시장을 연구하고, 창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강의하는 김형민 놀부 창업전략연구소 소장의 곧은 말이다.
김형민 소장의 강의는 창업 예찬이 아닌 창업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놀부 창업 강의를 할 때도 브랜드 관련 이야기 보다 창업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를 짚어주고, 실제 사례를 들려준다.
그의 강의에는 지난 1~2월 두 달간 700명 이상이 참석했다. 일반적인 브랜드 창업설명회에 월 40여 명이 자리를 채우는데 비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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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소장은 강의에서 ‘정신차리라’는 다소 과격한 표현으로 예비 창업자들의 의식을 깨우고 있다.
그는 “예비 창업자들을 만나보면 생계가 걸린 일임에도 불구하고 안이하게 생각한다. 가장 기본적인 부분도 확인하지 않고 영업사원의 말만 믿고 창업하는 사람들을 보면 답답하고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어 “대부분 사회 경험이나 연륜이 풍부하면 창업도 잘 할 것 같지만 창업자 비율이 가장 높은 50대 창업 실패율이 전체의 47%로 가장 높다. 바로 고집과 고정관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창업은 소비자의 생각으로부터 출발해야 하는데 자신으로부터 출발한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창업자들은 전재산에 버금가는 투자로 창업한다. 또 창업에 대한 경험과 비결이 없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창업을 선택한다. 물론 자영업 보다는 프랜차이즈 창업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만 그렇다고 가장 기본적인 정보조차 확인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정보공개서에는 해당 본사의 설립년도, 재무구조, 전국가맹점 운영 수, 가맹점 평균매출, 투자비 등 전반적인 사항들이 기재돼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 계약 전 의무적으로 정보공개서를 제공하게 돼있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홈페이지에서도 무료로 열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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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소장은 “정보공개서는 안전한 창업을 위한 일종의 필수지침서”라며, “그것 하나만으로도 개점 후 본사의 안정적인 운영과 원활한 식자재 공급, 매장 관리, 메뉴 개발 등이 지속적으로 지원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같은 사항을 확인하지 않으면 유행 아이템에 현혹되고, 기획프랜차이즈에 넘어가기 십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기획프랜차이즈’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김형민 소장은 “프랜차이즈 창업을 하는 이유는 본사를 믿고 함께 성공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오직 아이템만 본다”며, “외식창업은 3년이란 유행 주기가 있다. 과거 불닭이나 간장 치킨, 번, 와플 등 처럼 하나의 아이템이 유행하게 되면 2~3년 정도 사업해서 개점 수익만 얻으려는 기획프랜차이즈 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난다. 한 때 유행했던 아이템으로 사업을 했던 곳 중 현재 전개하고 있는 업체가 얼마나 되는지 떠올려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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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소장이 프랜차이즈 창업의 핵심으로 꼽은 것은 ‘본사의 역량’이다.
그는 “본사와 물류센터 등을 실제로 방문해봐야 한다”며, “본사의 오너마인드, 메뉴 개발과 교육 등 기본적인 부분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놀부의 자랑인 ‘놀부보쌈 상도점’은 1989년 4월 문을 연 이후 처음 주인이 같은 자리에서 25년째 영업을 하고 있다. 국내 프랜차이즈 본사의 평균 수명이 5년 정도임을 감안하면 25년 이상 운영해온 가맹점은 유일무이한 경우다.
놀부가 지난해 12월 선보인 맑은 설렁탕 ‘담다’의 가맹점 문의도 월 평균 21건에서 월 490건으로, 무려 2000%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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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부 창업전략연구소는 놀부가 그 동안 쌓아온 비결을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자 일종의 사회공헌 차원에서 만든 교육기관이다. 이 곳은 한식을 비롯한 다양한 업종을 연구하고 성공 전략을 기획하기 위해 CJ푸드빌, 카페베네, 제너시스BBQ 등 대형 프랜차이즈에서 경험을 쌓아온 인재도 대거 영입했다. 올해 4월에는 ‘사이버 창업캠퍼스’도 열릴 예정이다.
또 그는 많은 예비 창업자가 호응을 보이는 데 대해 “놀부 창업 강의에서는 브랜드 홍보를 거의 하지 않는다. 창업 시장 전망과 상권 분석, 성공 전략 등 궁금해하는 사례 위주의 강의가 큰 호응을 이끌어내는 것 같다”며, “최근에는 영남, 호남 등 지방에서도 매주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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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소장은 CJ 푸드빌, 제너시스BBQ 등에서 창업 관련 업무를 수행했고 SBS, 한국경제TV 등 다수 매체에 출연해 창업 정보를 제공했다. 현재는 ㈜놀부NBG 창업전략연구소에서 초대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