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불은 껐다"..증시회복 `V자`보단 `나이키형`

EU 공조로 `그리스 재정우려` 완화 국면
추가 급락 우려 줄어..기술적 반등 더해 완만한 상승세
`전염성` 여부에 촉각..근본해결은 시간 걸려
  • 등록 2010-05-10 오후 1:21:20

    수정 2010-05-10 오후 1:21:20

[이데일리 윤도진 유환구 한창율 박원익 장영은 기자] 지난 주 우려가 최고조에 달했던 그리스 재정 문제가 이 주초 새벽까지 이어진 유로존의 진화 작업으로 불길을 잡아가고 있다. 10일 국내 증시도 유럽 리스크 둔화에 따른 안도감을 바탕으로  오후 1시현재 1.5% 안팎 반등을 시현하고 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이번 위기국면이 리먼 브러더스 파산 당시만큼 큰 파장으로 번지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불씨는 남았지만 적어도 추가 급락 우려는 줄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국내 증시 역시 완만한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 재정문제가 인접국가로 확산할 잠재성을 살펴야 하는 만큼 `V자형` 반등보다는 `나이키형` 회복이 우세하다는 전망이다.

◇ 큰 불길 잡혀간다.."추가 급락은 없을 것"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유럽연합(EU)의 그리스 지원안 발표에 따른 심리적 안정 효과로 국내 증시가 회복하고 있다"며 "기술적 반등 성격에 EU의 7200억유로 지원 소식이 겹치며 시장이 일단 안도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리스 지원안이 독일 의회를 통과하고 주말 유럽 정상회담, 재무장관회의를 거치면서 유로존 국가들의 공조에 믿음을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위원은 그러나 "아직 위기가 완전히 봉합된 것은 아니다"라며 "경기모멘텀이 약한데다 지원 금액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어 지수가 `V자` 형으로 급격히 반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은 여전하나 국제적 공조가 가시화되고 있어 추가적인 증시 급락이 나올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곽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과 경제지표의 우호적인 측면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120일선을 회복한 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역시 급한 불은 껐다는 평가를 내놨다. ▲덩치가 큰 스페인으로 전염될 경우 최대 피해자가 독일과 프랑스인 점 ▲미국과 중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 ▲유럽중앙은행(ECB)가 최종적으로 대부자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 등을 최악의 상황으로 가지 않을 배경으로 설명했다.

◇ 잔불은 주의깊게 살펴야..위험자산 회피 우려 여전

하지만 여전히 마음을 놓을 상황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결국 남유럽 리스크는 유럽 중심국 및 미국의 펀더멘털 방향성을 좌우하지 않는 주변부 리스크로 전환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아직 그리스의 긴축 의지 등과 같은 변수가 남아 있고 헤지펀드 규제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 역시 "단기적으로는 외국인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마음 놓고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기간 국내 금융시장에서 자금의 유출은 불가피하나 지난 리먼사태 당시와 비교하면 제한적인 수준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1650선 미만에서는 주가가 저평가 영역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 점진적인 매수전략을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며 "단기적으로 수출업종이 부진하겠지만 장기적으론 수출주가 내수주에 비해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조언했다.

곽중보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이 안정을 찾을 때까지는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하면서 추가 하락시 마다 IT와 자동차 등 주도주를 저가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좋을 것"이라고 권했다.

단기 반등은 가능하겠지만 다시 상승 추세를 회복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승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원금 자체가 모든 위험을 차단할 정도는 아니고 무엇보다 그리스의 자체적인 재정 건전화 방안이 병행돼야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국내 증시가 단기 반등할 수는 있겠지만 반등폭에는 제한이 있을 것"이라며 "상승 추세를 회복하기에는 아직 불확실성이 많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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