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옥희기자]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인 도요타가 자체적으로 제시한 2007회계연도 북미 판매 전망이 지나치게 비관적이라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GM을 제치고 세계 1위 업체로 등극한 도요타가 북미 지역에서의 반발 정서 등을 고려, 판매 전망치를 극히 보수적으로 잡아 엄살을 부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9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올해 도요타의 북미에서 판매 증가율은 지난 4월 내놓은 자사의 전망보다 5배나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도요타는 올해 북미에서 판매 증가율이 지난 회계연도의 15.1%에서 이번 회계연도 1.6%로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관련기사 ☞ 도요타, 올해 순익전망 어둡다..`10년래 최소`)
하지만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은 도요타의 전망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지난 4년 간 상황을 살펴봐도 도요타의 북미 판매량은 매년 전망치를 넘어섰다.
신세이 증권의 마쓰모토 야스히로 애널리스트는 "전반적인 시장이 부진하거나 변동이 있더라도 도요타의 이번 회계연도 북미에서 판매가 9%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맥쿼리 증권의 커트 생거 애널리스트도 "판매가 5%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엔도 코지 애널리스트는 "도요타의 북미 시장에서의 판매 증가율 전망이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며 "전망이 낮은 것은 정치적인 요인이 있는 듯 하다"고 판단했다.
도요타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나 포드 자동차, 크라이슬러로부터 미국 시장점유율을 빼았으면 미국 내에서 도요타 자동차에 대한 비판적인 분위기 나타날까 우려된다고 밝힌 바 있다.
12년전 미국과 일본이 자동차 수출로 마찰을 빚고 있을 때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일본산 고급 자동차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한 적이 있다. 또 1980년대에는 포드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는 것을 탓하며 일본 수입차를 망치로 부수는 사건도 있었다.
이때 이후로 도요타는 미국에 새로운 공장을 짓고 미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하면서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미국 정치인들에게도 신뢰를 얻었다. 작년 한 해만 해도 도요타는 미국 정치인들에게 로비하기 위해 460억달러를 사용했다.
신세이 증권의 마쓰모토 야스히로 선임 애널리스트는 "도요타가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수십년을 노력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