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숨막히는’ X라인이 온다

조이고 조이는… 내겐 너무 가혹한 패션
  • 등록 2006-09-14 오후 3:31:00

    수정 2006-09-14 오후 3:31:00

▲ 허리·엉덩이·허벅지·다리에 이르기까지 완벽해야 소화할 수 있는 `X`라인. 엉덩이를 살짝 덮는 니트 카디건을 입고 버클 벨트로 허리를 완벽하게 조였다. 여기에 레깅스, 롱 부츠. 아무나 따라 하지 못하는, 그래서 더욱 애간장 태우는 트렌드. 랄프로렌.
[조선일보 제공] 올 하반기밀려올 가을·겨울 패션. 가혹하다.

숨통을 조이는 고통을 참았던 영화 배우 비비안 리의 모습은 차라리 귀엽다. 다리에 딱 붙는 스키니진(이건 바지를 입는 게 아니라 신는 거다)과 레깅스 패션, 다리를 ‘걸어다니는 기둥’으로 보이게 만드는 에스키모 털부츠…. 몸매를 가릴 여지를 주지 않는 이 고난이도 패션은 일단 따라 하기 어렵다. 오버사이즈, 롱 부츠, 킬러 하이 힐…. 무겁고 힘들어서 시도하기 어렵고, 키 170㎝이상 8등신에, 55사이즈 이하가 아니라면, 제대로 소화하기도 힘들다.

이건 아니잖~아. 이건 아니잖~아.

얼마전 한 포털 사이트엔 ‘A양의 굴욕’이란 사진이 연예 게시판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다리 길기로 소문난 가수 옥주현과 똑같은 색깔의 스키진을 입은 한 연예인 때문이었다. 두 사진을 나란히 붙여놓고 ‘허벅지 두께 봐라’‘다리 짧으면 입지마~’란 인신 공격성 댓글이 줄지었다. 평소 통통한 매력으로 인기 몰이를 하던 A양이었지만, 네티즌들의 칼날 같은 잣대에 무너질 수 밖에 없었다.

이런 경험이 특정 연예인에만 한정된 건 아닐 것이다. 얼마전 꽉 끼는 청바지를 입고 돌아다니다 들은 충고. “야, 정말 답답해보여~!” 눈물나지 않도록 아주 완곡하게 표현해준 게 어찌나 고맙던지…. 생각을 고쳐먹기로 했다. 최신 유행을 다 소화할수 있다면야 좋겠지만, 그렇다면 이 세상에 모델, 탤런트만 있지 않겠는가. 아무리 ‘자기 만족’에 옷을 입는다지만, 50점짜리 코디와 100점 짜리 코디가 있는데 굳이 50점을 택할 필욘 없다.


▲ 허리 라인에 자신 있다면 과감하게 도전해보자. 두 개의 금색 버클벨트로 날씬한 허리선을 강조, 또 강조했다. 펜디.
키 작으면 입지마?

그러고 보니 옷 입는게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유럽에서조차도 ‘눈버려! 입지마!’라는 외침을 꽤나 많이 들은 것 같다. 그쪽 패션 칼럼니스트들은 훨씬 더 혹독해서 패션 리더로 불리는 제니퍼 로페즈, 린제이 로한, 에바 롱골리아 등에도 ‘X표’를 매겼다. 제니퍼는 ‘엉덩이가 심하게 크다’는 이유로, 린제이는 ‘허리가 길다’는 이유로, 에바는 ‘키가 작다(1m57㎝)’는 이유로 스키니진을 멀리하라는 얘기였다. 영국의 연예 전문지 ‘OK매거진’과 ‘Star’ 등은 굽이 15㎝가 넘는 스틸레토힐을 신은 에바 롱고리아에게 “신발이 무슨 자동차인가? 왜 신발 위에 타고 있는 거야?”라는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너무 높은 굽이 오히려 키를 더 작게 보이게 한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이번 패션 경향은 정말 간단치 않다. 앞코만 5~10㎝가 될 정도의 높은 굽이 최첨단 유행. 진짜 ‘타고 다녀야’ 된다. 부츠 역시 거의 허벅지를 다 덮고 엉덩이까지 올라올 기세다. 패션은 극과 극이라고 어그 부츠에 이어 에스키모 털부츠가 인기다. 높은 굽을 신어도 작은 키가 커버 될까 말까인데, 유행이라고 무작정 에스키모 부츠를 선택한다면? 차라리 남극으로 가자. 유용하게 쓰일 테니.


▲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에게 최고로 사랑받았던 벌룬 스커트. 발렌시아가 컬렉션.
벨트, 안하면 안되겠니~


키 작은 것도 서러운데 이번 시즌 트렌드를 보고 있자니 더 우울해진다. 바로 X자형 실루엣 때문. 가슴과 엉덩이 부분은 뭉게구름처럼 풍성하게, 대신 허리는 극도로 조이는 스타일이다. 패션 전문지 ‘보그(Vogue)’ 영국판은 이번 유행 아이템 중 하나로 ‘화려함, 풍성함(Opulence)’을 꼽았다. 로맨티시즘의 영향을 받은 풍성한 러플과 디테일이 그대로 살아있으면서도 재단은 더 과장됐다는 설명이다. 또 대형 벨트가 인기를 끌면서 허리가 패션 포인트로 떴다. 샤넬과 돌체&가바나, 존 갈리아노 등에선 허리에 다양한 크기의 벨트를 묶는 스타일이 강세. 호박 팬티처럼 보이는 종형 치마 역시 인기다. 단점은 시선을 중간에서 확실히 나누기 때문에 키가 더 작아보인다는 것. 슬림한 Y자형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풍성한 니트에 골반에 걸치는 느슨한 벨트, 레깅스(혹은 스키니진)를 입었다 치자. 다리 굵고 키 작은 통통족이라면 거울 보고 절망할 것이다. 다리는 더 짧아보이고 상체는 길게만 보일 테니까. 유행을 좇느라 가혹한 다이어트에 돌입한다면? 어느쪽이 더 힘든진 시도해보면 알듯. 


▲ 발렌시아가 구두.
그래도…하고 싶다?

해외 유명 컬렉션에서 나왔다고 하면 아무 생각없이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정말 패션 리더로 불리고 싶다면 키워드는 두 가지. 바로 ‘체형과 액세서리’다. 가수 이효리나 제시카 심슨이 크지 않은 키에도 패션 리더로 불리는 것은 체형을 잘 살리기 때문. 스타일리스트 정윤기씨는 “잡지속이나 스타들을 일방적으로 따라하기 보다는 먼저 자신의 체형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선을 윗쪽으로 잡아주어 볼륨있는 목걸이나 코사지 등으로 포인트를 주거나, 대형 백 등 액세서리를 강조하면 더욱 돋보이는 스타일을 연출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탤런트 미샤 버튼이나 패리스 힐튼이 신은 플랫 슈즈(편편한 구두)가 예쁘다고 해서 무작정 따라하면 대략 낭패. 키가 작으면 반드시 최소 6㎝ 이상의 스틸레토힐(길게 뻗은 앞코와 뒷굽이 아주 얇은 하이힐)이나 하이힐 부츠를 신어주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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