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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2020=100)로 전년동월대비 6.3% 상승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대로 올라선 뒤 2월까지 3%대를 유지하다가 지난 3월 4.1%를 기록했다. 5월에는 5%대로 올라선 이후 지난달(6.0%)부터 두 달째 6%대를 기록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6%대를 기록한 건 1998년 10월(7.2%), 11월 이후 23년 8개월 만이다.
지난달에는 석유류 등 공업제품과 개인 서비스가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 물가상승률 기여도는 각각 3.11%포인트, 1.85%포인트로 전체 물가상승률 6.3%에서 4.96%포인트를 차지했다.
상품별로 보면 석유류가 전년동월대비 35.1%, 가공식품이 8.2% 올라 공업제품이 8.9% 뛰었다. 석유류는 경유가 같은 기간 47.0%, 휘발유가 25.5%, 등유가 80.0% 올랐다. 다만 국제유가 급등세가 다소 완화하며 전월대비 석유류 물가는 0.1% 하락했다.
다만 축산물의 경우 정부의 민생안정대책 등 영향으로 전월대비로는 2.4% 내리면서 하락 전환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돼지고기 가격이 많이 올랐던 기저효과도 있었을 것이고, 할당관세 적용품목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정책효과도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요금 상승 영향으로 전기·가스·수도 물가도 1년 전보다 15.7% 올랐다. 이는 2010년 1월 관련품목 조사가 시작된 이후로 최대 상승폭이다.
서비스 물가는 개인서비스가 6.0%, 공공서비스가 0.8%, 집세가 1.9% 오르면서 전체적으로 4.0% 상승했다. 개인서비스 가격은 1998년 4월(6.6%) 이후 가장 크게 상승했다. 국제 곡물가격 상승과 농축산물 가격 상승 누적에 따른 재료비 인상 등 공급 요인을 중심으로 감염위험 축소에 따른 외부활동 증가 등 수요측 요인까지 더해진 영향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최근 물가 오름세가 국제유가 상승세 등 대외적 요인에 기인하는 가운데 대외 불안요인 완화 조짐이 보이면서 8월에는 오름세가 크게 확대되지는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경기둔화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원유 수요 감소로 국제 원유 가격이 하락하며 석유류의 물가 기여도는 6월 1.74%포인트에서 지난달 1.59%포인트로 하락했다.
어 심의관은 “물가 상승속도가 둔화되는 흐름이 지속된다면 7%대 상승률이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에 대해서는 “5%대는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그동안 총 8차례에 걸쳐 발표한 민생·물가안정대책 조치를 시행하면서 추가적 민생안정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단순가공식품 부가가치세 한시 면제, 유류세 법정한도 최고폭 인하, 수입 돼지고기 등 할당관세 면제와 같은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들어 어려운 물가여건이 지속되고 있지만 최근 긍정적 신호들이 일부 관찰되고 있다”면서 “농축수산물 등 생활물가 안정화와 민생여건 개선을 위해 8월 추석 민생안정대책 등 추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