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판(吳凡) 푸단대 상하이의학원 부원장은 지난 26일 상하이 코로나19 방역 기자회견에서 ‘상하이도 다른 도시처럼 봉쇄하면 안 되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중국이 지난 2년간 고집해온 초강력 ‘칭링’(淸零·제로 코로나) 정책을 부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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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판 부원장은 상하이 봉쇄가 어렵다는 의견을 밝히면서 “만약 우리 도시가 멈추면 동중국해에 떠다니는 국제 화물선이 멈춰 서고, 국가 경제와 세계 경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제 성장에 발등이 떨어진 중국이 전세계 각국의 ‘위드코로나’ 흐름에 맞춰 방역 정책을 바꾸는 신호가 될지 주목된다.
제로코로나 초기엔 효과 있었지만…툭하면 봉쇄 충격
또 감염자 수가 다시 증가하지 않는 한 다음 달 21일부터 식당의 영업 시간을 현재 오후 6시에서 오후 10시까지로 연장하고, 단계별로 헬스클럽, 수영장 등에 대한 영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인구 740만명의 홍콩은 하루 감염자가 최대 5만명을 찍은 이후 정점을 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봉쇄 기간은 과거보다 줄었지만 경제적 충격은 컸다. 다른 국가들은 모두 일상으로 돌아가는데 ‘세계의 공장’인 중국은 공급대란에 물류대란 우려까지 커졌다. 애플 부품공급사 폭스콘의 선전 공장이 일주일간 가동을 멈췄고, 중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인 지린성의 창춘에서는 토요타자동차 등 5개 자동차 생산공장의 조업이 전면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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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올해 경제성장률 5.5% 달성도 어려워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은 사태 초반인 2020년에는 전염 통제는 물론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효과를 보는 듯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20년 1분기 마이너스(-)6.8%까지 추락했지만 빠른 조업재개로 2분기부터 회복에 성공했다. 연간 기준으로 중국은 2020년 주요 경제국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2.3%)에 성공하면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기저효과 덕에 18.3%까지 올랐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 부동산 시장 침체, 원자재 가격 인상 등 악재가 겹치면서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4분기 7.9%, 4.9%, 4.0%로 떨어졌다. 올해는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코로나19 재확산에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더해지면서 경제성장에 먹구름이 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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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인 ‘5.5% 안팎’을 달성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는 30년여 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 목표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중국 정부가 경제보다 코로나19 방역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면서 지난 14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중국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0.6%에서 0%로 낮추고, 연간 경제성장률 예상치도 5.3%에서 5.1%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경제 전문가들도 방역 정책의 경제적 충격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중국 재정부 재정과학연구소장 출신인 자캉 화샤신공급경제연구원장 겸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은 올해 초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격리, 봉쇄, 전원 핵산 검사 등으로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멈춰 서고 있고, 초반과 달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미국보다 커졌다”며 “중국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할 지, 칭링을 유지해야 하는 것인지 고민할 수 밖에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올가을 열리는 제 20차 당대회에서 장기집권을 준비하고 있는 시진핑 주석 입장에서는 올해 5.5% 경제성장은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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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은 실제 최근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다이내믹 제로 코로나’원칙을 견지해야 한다면서도 “방역과 경제사회 발전을 종합적으로 추진, 가장 적은 대가를 치르고 가장 큰 방역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함으로써 전염병이 경제사회 발전에 끼치는 영향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충격을 고려해 정책을 운용하란 의미다.
베이징 소식통은 “시 주석이 이같은 암시를 했다는 건 중국에서 점차 변화가 있을 것이란 신호”라며 “상하이와 홍콩, 선전 등 중국 대도시의 사례를 분석해 중국 전체의 방역 정책을 수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