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원이 박근형 연출 만난 적 없다고? 회의도 했다"

26일 극단 골목길 사무실서 회의 주장
정영두 "공연 2주 전 연극 빼달라는 제안 명백한 검열"
  • 등록 2015-10-30 오전 10:55:23

    수정 2015-10-30 오전 11:51:36

정영두 안무가(사진=이데일리 DB).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정영두 안무가가 연극연출가 박근형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이 아니라는 국립국악원의 해명을 정면 반박했다. 정 안무가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공연과 관련해 박근형 연출가와 일체 접촉한 적 없다는 국립국악원의 해명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지난 26일 풍류사랑방 금요공감 예술감독 김 아무개와 앙상블 시나위, 그리고 박근형 연출가는 극단 골목길 사무실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회의를 했다”고 주장했다.

정 안무가는 “당시 김 예술감독이 연극적인 요소를 빼달라는 국립국악원 측의 입장을 전달했다”며 “이에 박근형 연출은 자신과 골목길을 빼고 공연하라고 조언했지만 앙상블 시나위는 그럴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신현식 앙상블 시나위 대표 또한 앞서 24일 국악원장악과 계장으로부터 처음 연극적인 요소를 빼달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이러한 사실을 국립국악원 내부에서 모를 리 없다고 설명했다.

정 안무가는 “공연을 2주 앞둔 상황에서 그간 연락도 없던 국립국악원 계장으로부터 직접 연락을 받아 연극적인 조건을 빼달라는 부당한 제안은 그 사실 자체로 검열”이라며 “나는 아무런 이유없이 공연 출연을 거부하는 사람이 아니다. 1993년 무대에 처음 선 이후 단 한번도 약속했던 공연을 취소하거나 거부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립국악원의 해명에 깊은 반성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예술가 탄압, 예술검열에 힘을 쏟는 기관이 아니라 진정한 국악의 보존과 발전을 위해 거듭나는 국립국악원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국립국악원은 내달 6일 풍류사랑방에서 예정된 ‘금요공감’ 무대에 퓨전국악그룹 ‘앙상블시나위’의 공연을 올릴 예정이었다. ‘금요공감’은 국립국악원이 젊은 관객층을 겨냥해 3월부터 시작한 프로그램으로 국악과 클래식, 재즈, 대중음악, 연극, 현대무용, 문학 등 다양한 장르가 함께하는 협업공연을 선보여왔다. ‘앙상블시나위’는 이번 공연에서 박 연출이 대표로 있는 ‘극단 골목길’의 연극과 협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립국악원은 지난 24일 ‘앙상블 시나위’에 연극은 빼고 음악 연주 중심으로 변경하라고 요구했고 ‘앙상블 시나위’가 이를 거부하자 국립국악원이 이날 공연을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했다는 것이다.

한편 박 연출은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연출가 중 한명으로 2013년 박근혜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풍자를 담은 연극 ‘개구리’를 선보였고 이 때문에 각종 지원 대상에서 배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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