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와 JAL, 흥망열쇠?..권오준 포스코회장 '화목경영' 강조

  • 등록 2014-11-06 오전 10:35:47

    수정 2014-11-06 오전 10:35:47

권오준 포스코 회장. 포스코 제공.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아무리 사공이 뛰어나도 제 각각의 방향과 리듬으로 노를 저으면 배는 제자리에서 맴돌다가 결국 가라앉게 된다.”

권오준 포스코(005490) 회장은 최근 CEO레터를 통해 “각각의 기술과 전체의 네트워크를 잘 엮어서 기회를 포착하고 시너지를 내야 한다”며 ‘화목경영(One POSCO)’을 강조하고, 이에 따라 성패가 갈리고 있는 일본의 소니와 일본항공(JAL)을 예로 들었다.

권 회장은 “워크맨과 브라운관 텔레비전으로 세계 시장을 호령하던 소니는 지난해 13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신용등급은 투기등급으로 떨어져 고강도 구조조정을 시행하는데도 좀처럼 옛 영광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쇠락의 원인으로 ‘사일로 현상(silo effect)’을 지적했다.

경영학 용어인 사일로(silo:곡식을 저장해두는 원통형 모양의 독립된 창고)현상은 조직의 각 부서가 사일로처럼 서로 다른 부서와 담을 쌓고 자기 부서의 이익만 추구하는 것을 뜻한다.

전성기 시절에는 지금의 애플이나 구글보다 훨씬 더 혁신적인 기업이던 소니는 사내 경쟁을 통해 역량을 키우겠다는 의도로 1994년에 부서별 ‘독립채산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성과주의 심화로 부서 간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되는 등 부작용이 더 컸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도 “소니는 독립채산제 때문에 애플이 될 수 없다”며 소니의 문제를 꼬집기도 했다.

권 회장은 “독립채산제는 책임경영을 해나가는 데 매우 효율적인 방법으로 소니와 달리 JAL은 독립채산제인 ‘아메바 경영’으로 성공을 거뒀다”며 “2010년 1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JAL은 1년 만에 1884억 엔의 흑자를 기록하고 3년 연속 흑자 기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독립채산제 경영인데, 소니는 책임경영이라는 핑계로 사업부 간 벽과 폐쇄적인 조직문화를 깨지 못해 회사 전체 경쟁력을 잃어버린 반면 JAL은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주도 아래 가족 같은 분위기의 소통문화를 통해 회사의 비전과 공동의 목표를 확고하게 공유하면서 ‘부분 최적’이 아닌 ‘전체 최적’의 협력시스템을 구축해 시너지를 냈다”고 차이점을 소개했다.

그는 “포스코와 같은 대기업은 규모가 커지면서 여러 부서가 생기게 되고, 부서별 전문성과 효율을 추구하다 보면 불가피하게 사일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사일로 현상을 최소화하는 한편 사일로 간 소통으로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각각의 사일로가 가진 강점과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권 회장은 “글로벌 경영환경이 우리에게 우호적이진 않지만, 험난한 파도를 넘어 모두 주인의식으로 단결해 위대한 포스코를 향해 일사불란하게 전진하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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