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지현 기자]한반도 기후변화의 열쇠를 쥔 희귀식물이 강원도 석호에서 무더기로 발견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특이서식지에 대한 식물상 연구’를 위해 강원 고성 봉포호와 선유담, 송지호, 천진호, 강릉 순포호, 양양 포매호 등 6개의 석호에 대해 조사한 결과 천도미꾸리광이(가칭)와 까실가새쑥부쟁이(가칭) 등과 같은 미기록종을 다수 발견했다고 16일 밝혔다.
| 까실가새쑥부쟁이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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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실쑥부쟁이와 가새쑥부쟁이의 자연교잡종으로 추정되는 까실가새쑥부쟁이는 학술적으로도 보고된 바 없는 신분류군이다. 천도미꾸리광이는 일본 북부와 러시아, 중국 동북부에서만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진 벼과식물로 고성 송지호 수변 가장자리에서 100여개가 생육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원산 이북지방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진 콩과 북방계식물 털연리초도 남한에서는 처음으로 발견됐다.
이들 식물은 대부분 추운 곳에서 서식하는 식물들로, 과거에는 이남지방까지 퍼져있던 것이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서식지가 사라져 현재는 볼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해수와 담수가 섞여 있는 석호의 독특한 환경이 희귀 식물에 피난처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한반도 고유종으로 올해 멸종위기야생동식물로 지정된 각시수련과 갯봄맞이와 제비붓꽃, 순채, 조름나물 등 5종의 멸종위기야생 식물도 함께 발견됐다. 아울러 북방계 희귀식물인 부채붓꽃과 눈양지꽃, 털쉽싸리 등 북방계 희귀식물과 통발, 들통발, 끈끈이주걱 등의 식충식물도 조사됐다.
이병윤 자원관 식물자원과장은 “과거 기후변화에 따른 식물들의 이동과 소멸과정을 추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전국 석호를 대상으로 이같은 조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희귀 식충식물 통발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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