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슈 05)⑩부동산 거품 붕괴되나

  • 등록 2005-01-04 오후 12:50:55

    수정 2005-01-04 오후 12:50:55

[edaily 피용익기자] 올해 세계 부동산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부동산 시장에 끼여있는 버블 붕괴 여부다. 미국 부동산 시장은 유례없는 호황을 구가하며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 현상을 나타내고 있고, 영국은 1999년 이래 집값이 2배로 뛰었다. 중국도 주요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낙관론도 만만치 않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호황국면 지속에 좀더 무게를 두고 있다. 주택 공급이 여전히 수요를 밑돌고 있는데다 모기지금리 하락으로 미국 가계의 대출상환 부담도 줄고 있다는 주장이다. ◇미국 부동산 거품 붕괴 임박했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 부동산시장은 호황이다. 그러나 이같은 호황도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11월중 미국의 신규주택판매와 신규주택착공이 전달보다 각각 12%와 13% 급감, 지난 94년1월 이후 11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이에따라 미국의 부동산경기가 드디어 꺾인 것 아니냐는 유려가 제기되고 있다. CBS마켓워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어윈 켈너는 "미국 부동산시장의 버블 붕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금리 상승 시대를 맞아 금리변동 위험이 큰 변동 모기지를 이용하고 있는 미국 가계는 언젠가 그 댓가를 치를 것이라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도 "신용이 나쁜 미국 저소득층이 모기지를 통해 주택을 대거 구입하고 있으며 이중 상당수가 변동 모기지를 이용, 미국 경제에 `시한폭탄`으로 작용할 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계속해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모기지금리는 상승압력을 받게 된다. 모기지금리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나타낼 경우 변동 모기지를 택한 미국 가계의 상환부담은 급증할 수 밖에 없다. 이는 전체 부동산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부동산 거품..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부동산 거품론에 시달리는 나라는 미국만이 아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지난해 2분기 기준으로 세계 20개 국가의 주택가격을 조사한 결과 11개국의 집값이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곳은 홍콩으로 무려 28.7%나 급등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뉴질랜드도 2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저금리 정책으로 달러가 아시아 지역으로 급속히 유입됐으며 이 중에서 중국, 특히 상하이로 흘러들어갔다"면서 "1년 안에 상하이 아파트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도 최근 상하이 고급주택의 6분의 1, 베이징 고급아파트의 4분의 1이 사람이 살지 않는 빈 집이라며, 이미 거품 붕괴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지도 "세계 집값이 과거 정점기보다 과대평가돼 있다"면서 "중국과 남아공을 비롯해, 세계 3분의 2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주택가격 거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호황 지속된다" 반론도 부동산시장에 대한 지나친 비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다. 미국 부동산 전문가들은 호황국면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는 분위기다. 전미부동산협회 데이빗 리레아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버블을 논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나는 미국 주택시장에 버블이 없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택 공급이 여전히 수요를 밑돌고 있는데다 모기지금리 하락으로 미국 가계의 대출상환 부담도 줄고 있다"며 낙관론을 강조했다. 건축업계도 거품론을 부인하고 있다. 건축업자들은 "현재 부동산 시장은 80년대 말의 공급과잉 상황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면서 "아직은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건설업체 톨브라더스는 "60만달러 이상의 고급주택에 관한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고 덧붙였다. 그린스펀 연준 의장도 거품론을 부정하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의장은 "미국 일부 동산가격이 상승 추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펀더멘털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며 "미국 전체 주택가치가 과열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택가격 상승은 미국 경제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대부분의 모기지 금리가 고정금리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거품붕괴는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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