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시장은 시장참여자들 모두 향후 움직임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는 양상을 보였다. 주식시장에서는 아직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한 채 지리한 횡보장세가 지속된 가운데 채권시장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수익률 조정이 나타났고 외환시장에서는 다음 주 환율상승을 예상한 기업들, 특히 정유사들의 달러 수요가 늘었다.
주식시장에서는 거래소, 코스닥, 3시장 모두 소폭이나마 올랐으며 선물 역시 3일만에 상승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증시가 오른 것은 장 막판 투기적인 매수세에 의해 선물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선물 상승에 힘입어 프로그램 매수물량이 유입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4.52포인트 상승한 565.18, 코스닥지수는 0.72포인트 오른 80.83을 기록했다. 3시장의 수정주가도 134원 뛴 1만7286원으로 마감됐다.
채권시장에서는 국고3년 수익률이 한때 7%를 밑도는 등 금리하락 추세가 이어졌으나 강도는 약해졌다. 증권업협회에서 고시하는 국고채 3년물은 전날보다 17bp 떨어진 7.10%을 기록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주가상승에도 불구 달러/원 환율이 전날보다 2.50원 오른 1134.60원으로 마감했다.
◇주식시장
거래소시장이 옵션 만기일 이후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면서 변동성이 적은 박스권 동향을 보였다. 외국인은 10일째 현물 순매수를 이어갔으며 전날에 이어 선물에서도 순매수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종합주가지수는 560선을 넘어 565대에 올라섰다.
거래소는 외국인이 순매수를 지속한 가운데 오후 급격하게 유입된 프로그램매수에 힘입어 상승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전날 나스닥시장의 추가 하락으로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크게 줄어 추가 상승에는 다소 역부족인 모습을 보여줬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4.52포인트 상승한 565.18로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은 연 10일째 순매수하면서 종목별로 선별 매수했다. 총 33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AIG로부터의 외자유치 기대감이 여전한 가운데 현대증권을 베어링 창구를 통해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현대증권 66만7000주(46억3000만원), 삼성화재 53만5000주(171억5000만원), 한전 49만5000주(137억4000만원)를 순매수했고, 굿모닝증권, 신한은행, LG전선 등도 사들였다. 반면 현대전자 191만1000주(135억1000만원), 삼성전자 12만1000주(204억9000만원), SK텔레콤 8만5000주(226억9000만원) 등을 주로 팔았다.
기관도 오전중 순매도에서 오후에 매수로 급선회하며 지수상승에 힘을 실어줬다. 프로그램매수물량이 오후에 집중되며 총 677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증권과 투신이 각각 101억원, 561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825억원 순매도했다. 프로그램매수는 1073억원, 매도는 458억원으로 총 615억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보험과 증권업종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삼성화재와 현대증권을 주축으로 개별 종목들이 거래량을 수반하면서 강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음식료, 제약, 비철금속, 철강, 기계, 운수장비, 전기가스, 운수창고, 통신업종 등이 강세를 보였고, 나머지 업종은 약세를 보였다. 상승종목수는 상한가 26종목을 포함해 446종목이고, 하락한 종목은 하한가 8종목을 비롯해 365종목이다. 한편 이날 전체 거래량은 3억1995만주이고, 거래대금은 1조6468억원이다.
코스닥시장도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80선을 굳게 지켰다. 또 최근 강세를 보였던 일부 개별종목들은 차익매물로 부진한 반면 지수관련 대형주로 매수세가 이전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코스닥시장은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한채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미국 증시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개별종목들의 강세가 진행되며 상승으로 출발, 81선을 단숨에 회복했다. 그러나 경계매물도 만만치 않아 지수는 보합권에서 횡보하다 오후들어 선물시장이 강세를 보이자 지수 관련주로 매수세가 몰리며 다시 반등을 시도했다. 결국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72포인트(0.90%) 오른 80.83으로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금융업을 제외하고 모두 상승했다. 벤처기업, 건설업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상한가 64개를 포함해 283개였고 하락종목은 하한가 20개 등 272개였다.
장 마감 무렵 지수변동폭이 커지자 거래도 늘어 거래량과 거래량은 2억4680만주와 1조4223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자별로는 개인만 63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였으며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4억원, 1억원을 순매도했다.
지수관련 대형주들은 최근 낙폭이 컸던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됐다. 시가총액 1~ 3위 종목인 한통프리텔 국민카드 한통엠닷컴이 나란히 상승하며 지수상승을 견인했고 한국정보통신 로커스 핸디소프트 등도 5%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최근 초강세를 보였던 고가주로는 차익매물이 나왔다. 흥구석유 동일철강 풍국주정 서주관광개발 한국알콜 등이 하한가를 기록했고 신안화섬도 상한가 행진을 마감했다. 또 스페코 미주실업 일지테크 제은금고 바른손 성진산업 휴먼이노텍 대선조선 대동기어 한국약품 피제이전자 등도 하한가를 면치 못했다.
3시장은 극히 부진한 거래양상 속에서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수정주가는 134원 상승한 1만7286원을 기록했다. 5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장 초반 보합세로 출발해 장중 내내 보합권 내에서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다가 장을 마쳤다.
저가주에만 매기가 몰리면서 거래량은 전날보다 늘어났으나 거래대금은 대폭 감소, 다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거래량은 73만주로 11만주 증가했으나 거래대금은 3000만원 줄어든 2억2000만원에 불과했다.
바이스톡과 한국정보중개의 거래가 활발했으며 인콤은 39일 연속 전혀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거래 미형성 종목은 모두 33개였다.
선물시장 역시 막판 매수세가 급격하게 유입된데 힘입어 사흘만에 상승으로 돌아섰다. 외국인과 개인이 순매수로 반전됨에 따라 12월물 지수는 70선을 뛰어 넘었다.
선물시장에서는 오전 시장 참여자들이 관망세로 치우치면서 지수가 소폭 하락해 횡보했지만 오후 투기적인 매수세가 단숨에 지수를 상승으로 끌어올렸다. 최근 월물인 선물 12월물 지수는 전날보다 1.00포인트(1.45%) 상승한 70.10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개인은 장중 한때 1000계약 이상 순매도 포지션을 유지하다가 오후에 대거 매수로 돌려 결국 99계약 매수우위로 마무리했다. 반면 외국인은 순매수하다 막판 매물로 119계약 순매도했다. 투신은 1789계약 순매도했지만, 보험이 2210계약 순매수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날 시장 베이시스는 장중에 플러스로 돌아서며 매수차익거래 물량을 대규모로 유입시켜 거래소 상승을 이끌었다. 종가 기준으로 베이시스는 -0.54포인트, 괴리율은 -1.41%였다.
◇채권시장
10일 채권시장에서는 국고3년 수익률이 7%선을 잠시 하향돌파하는 등 수익률 하락세가 이어졌다. 오후 들어서는 통안채 발행과 월요일 국고채 입찰을 의식, 수익률 조정이 있었다. 3년물 국고채 2000-12호는 장마감후 선네고 거래에서 7.08~7.09%에 거래됐다.
오전에는 전날의 선네고 분위기가 이어지며 개장초부터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됐다. 3년물 국고채 2000-12호는 매도 물량이 없어 호가가 형성되지 않을 정도였다. 2000-10호는 장내시장에서 6.99%까지 떨어졌다.
국고5년 2000-13호는 전날보다 17bp 떨어진 7.25%에 거래됐다. 2년물 통안채 10월 발행물은 전날보다 24bp 떨어진 6.95%에 거래되는 등 국고3년 수익률과 같은 수준에서 호가가 나왔다.
통안채 창판과 월요일 국고채 1조원 입찰 소식이 전해지면서 수익률이 10bp정도 상승했으나 창판이 성황리에 끝나면서 수익률은 다시 하락하기 시작했다. 결국 3년물 국고채 2000-12호와 10호는 7.05%, 5년물 국고채 2000-13호는 7.27%, 2년물 통안채 10월 발행물은 7.08%에 오전장을 마감했다. 창판에서 받은 2년물 통안채는 창판금리보다 5bp 낮은 7.05%에 거래됐다.
오후 들어서는 한국은행의 통안채 창판결과 2년물이 7.10%에 1조3950억원, 1년물이 6.87%에 1400억원이 매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단기수급 부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다. 신규 매수세 유입이 주춤거리면서 수익률이 오름세로 돌아섰다.
3년물 국고채 2000-12호는 7.10%에서 7.11%, 7.12%로 올랐고 5년물 국고채 2000-13호는 7.27%에서 7.29%로 상승했다. 2년물 통안채 11월물도 7.10%에서 7.11%로 상승했다.
오후장 마감 무렵 한국은행이 내년 1월 통안채 만기도래 물량까지 미리 발행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면서 매수세 유입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장마감후 선네고 거래에서 3년물 국고채 2000-12호는 7.08%, 7.09%에 거래됐다. 2000-10호도 7.08%에 거래됐다.
증권협회에서 고시하는 3년물 국고채의 최종호가수익률은 전날보다 17bp 떨어진 7.10%, 5년물 국고채는 21bp 떨어진 7.29%, 2년물 통안채는 10bp 떨어진 7.10%로 마감됐다. 3년물 회사채 AA-등급은 11bp 떨어진 8.29%, BBB-등급은 2bp 떨어진 11.73%를 기록했다.
이날 한국은행의 통안채 창판이외에도 산금채 3년물 2000억원이 7.35%에 발행됐고 도로채 7년물 500억원이 7.95%에 발행됐다.
◇외환시장
달러/원 환율이 주가상승에도 불구 전날보다 2.50원 오른 1134.60원으로 10일 거래를 마감했다. 오후장 초반까지 하락폭을 확대했지만 1131원대에서 막히자 오히려 달러매수세가 강해지면서 오름세로 급반전했다. 외환시장 전반적으로 달러가 약간 부족한 상황이 전개됐다.
환율은 전날보다 40전 높은 1132.50원에 거래를 시작, 개장초 1133.10원까지 오른 뒤 11시쯤까지 1132.50~1133.10원의 아래위 60전 범위를 오르내렸다. 주가와 외국인 주식매매동향이 혼조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수급공방이 펼쳐졌다.
11시이후 외국인 주식순매수에 따른 달러공급이 늘어나면서 하락으로 방향을 잡은 환율은 11시34분쯤 1131.60원까지 떨어지기도했다. 오전 마감보다 30전 낮은 1131.90원에 오후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1시33분쯤 1131.50원까지 저점을 확대하는등 추가하락을 시도할 기색이었다.
그러나 저가매수세에 의해 반등하며 1132원대로 올라선 뒤 환율은 주가오름세 반전에도 불구, 달러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되자 2시이후 오름세로 반등했다. 시간이 갈수록 고점을 확대한 환율은 4시15분쯤엔 1134.70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소폭 조정을 거쳐 전날보다 2.50원 높은 1134.6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오후들어 달러매도초과(숏) 상태인 은행들이 달러 되사기에 나섰고 일부 은행들의 투기적인 달러매수세도 등장했다. 기업들은 다음주 환율상승을 예상하며 결제를 앞당기기 위해 달러를 사들이는 모습도 보였고 정유사들의 결제수요가 특히 눈에 띄었다.
역외세력은 오전중 달러매도에 나서는 모습도 보였으나 전반적으로 관망세를 지켰다. 달러/엔 환율 등 외부변수는 최근 원화환율에 전혀 영향을 못미치는 상황이다.
이날 현물환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6억708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2억6700만달러가 거래됐으며 스왑은 각각 2억6700만달러, 1억4000만달러가 체결됐다. 스왑거래 규모가 평소보다 줄어든게 특기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