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주한미군에 배속돼 근무하는 한국군 카투사(KATUSA) 합격자 상당수가 특정 대학 출신으로 편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5년간 전체 카투사 합격자 8902명 중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이른바 ‘스카이(SKY)’ 출신이 총 1735명(19.5%)으로 집계됐다.
황 의원은 앞서 2017~2020년의 카투사 합격자도 공개했었는데, SKY 대학 출신이 이번과 비슷하게 19.2%를 차지했다. 게다가 당시 SKY 대학과 외국대학교 출신 비율은 34.1%였는데, 이번에도 전체 합격자 중 SKY와 해외 대학 출신자를 합친 비율은 33%로 비슷하게 집계됐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최근 5년간 카투사 합격자를 최다 배출한 지역은 서울 강남구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 3구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는 해마다 카투사 합격자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지역으로 기록됐다. 서울시 강남구 461명(5.2%),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336명(3.8%), 서초구 311명(3.5%), 송파구 288명(3.2%) 순이었다 .
| 카투사 장병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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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투사는 일정 어학 점수 기준만 충족하면 지원할 수 있고, 이중 무작위 추첨으로 합격자가 결정되기 때문에 특정 학교나 특정 지역 출신에 편중되는 현상은 의문이다. 카투사에 지원하는 인원이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및 외국대학교 출신이 절대 다수를 차지해야 이같은 수치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배출 지역 역시 서울 강남 3구 및 분당 지역 인원들이 카투사에 상대적으로 많이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카투사는 현역병 입영대상자(신체등급 1~4급) 중 토익 780점 이상, 텝스 299점 이상 등 병무청이 제시하는 어학 점수 기준을 충족하면 지원할 수 있다. 병무청은 지원자들의 입영 희망 시기(달)와 어학 점수대별 지원자 분포 비율 등을 적용해 전산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합격자를 선발한다.
즉, 매달마다 점수 구간을 3구간으로 나눠 지원자가 많은 점수 구간에는 더 많은 인원을 배정하고, 상대적으로 적은 점수 구간에는 적은 인원을 배정해 최종적으로는 다 똑같은 비율로 합격자를 뽑는다. 어학 점수가 높다고 확률이 높아지고 점수가 낮다고 확률이 낮아지는 구조가 아니라는 얘기다.
황희 의원은 “카투사로 선발된 장병은 병역의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는 한 명의 군인이면서 동시에 혈맹으로 맺어진 한미동맹을 상징하는 자원”이라면서 “카투사 선발 과정에 공정성 논란이 없도록 병무청이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