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업계에 따르면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취임 초부터 지속 성장을 위한 체질 개선을 주문하면서 전장 사업에 집중해 왔다. 삼성전기는 지난 2022년 말 전장 전담조직을 신설했고,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카메라모듈 관련 △기술 △마케팅 △제조 전(全)부문을 전장과 IT로 분리해 전장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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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적인 성과도 내고 있다. 삼성전기는 전장용 MLCC 후발주자로 MLCC의 전장용 매출 비중이 2021년 한 자릿수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부터 20%를 넘어선 게 대표적이다. 올해 전장용 MLCC 매출은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전장 MLCC 시장 규모는 지난해 30억달러에서 오는 2028년 70억달러로 연 평균 1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의 전동화 흐름으로 MLCC 탑재량과 시장 수요는 지속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AI용 MLCC 역시 효자 종목이다. 현재 삼성전기는 글로벌 AI용 MLCC의 시장점유율 30~40%를 유지하며 일본 무라타와 함께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가 인프라에서 기기까지 확산하면서 삼성전기의 AI·서버 등 고부가 MLCC 공급이 증가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반도체 성능 차별화의 핵심 기술인 반도체 패키지기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반도체 기판 중 기술 난도가 높은 서버용 반도체 기판을 국내 최초로 양산하고, 높은 신뢰성을 요구하는 전장용 반도체 기판을 공급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올해 서버용 FC-BGA 매출은 전년 대비 두 배 증가하고 4분기부터는 AI 가속기향 반도체 기판 양산을 본격화해 매출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가 이같은 고부가 산업에 더 힘을 주는 것은 스마트폰, PC 등 전방 IT 산업의 부진이 지속할 게 유력한 가운데 지속 성장의 발판을 다지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장덕현 사장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미래 산업의 기술 실현은 반드시 부품·소재가 기반이 돼야 가능하다”며 “이 분야 핵심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기에게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