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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2021년 12월 공주교도소 수용거실 안에서 자신이 정해준 수칙을 안 지켰다는 이유로 각종 놀이를 빙자해 40대 동료 수용자의 목을 조르고 가슴 부위를 발로 여러 차례 때리는 등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함께 기소된 같은 방 동료 B씨와 C씨는 피해자가 폭행으로 의식을 잃었는데도 교도관이나 의료진을 부르기는커녕 망을 보는 등 함께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피해자의 특정 신체부위를 빨래집게로 집어 비틀고 머리에 뜨거운 물을 부어 화상을 입히는 등 가혹행위를 이어갔으며,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날까 봐 피해자가 병원 진료를 받지 못하게 하고 가족이 면회를 오지 못하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병인 심장질환 이외 건강상 문제가 없었던 피해자는 불과 20일 만에 전신출혈과 염증, 갈비뼈 다발성 골절 등으로 숨졌다.
1심에서 A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B씨와 C씨는 징역 2년 6개월과 징역 5년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도 아무런 이유 없이 다른 생명을 짓밟았고, 재판 과정에서 죄질을 줄이는 데 급급해하는 등 반사회적 성향이 있다고 심히 의심된다”고 봤다. 다만 피고인이 처음부터 살해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검찰과 피고인들 모두 항소했고 2심에서는 A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B씨와 C씨에게는 폭력 행위에 가담한 사정이 인정된다며 징역 12년과 14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B씨와 C씨는 ‘무기수에게 몰아가자’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하고 말을 맞추는 등 범행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A씨에 대해 사형 선고는 형이 무거워 부당하다고 봤다.
대법원은 “사형의 선택기준이나 다른 유사 사건과의 일반적 양형의 균형상 원심이 A씨에 대해 사형을 선택한 것은 사형 선택의 요건에 관한 법리오해와 심리미진으로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B씨와 C씨에 대해서는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원심의 양정에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