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갤러리아백화점이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팝업으로 MZ세대의 오픈런(매장 문을 열자마자 달려가는 행태를 가리키는 말)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샤넬, 롤렉스 등 해외 수입 명품 브랜드가 아닌 국내 브랜드에 열광하는 소비자 수요를 간파하면서 매출수준도 웬만한 명품 브랜드 수준에 버금간 것으로 나타났다.
|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앞 전경. (사진=독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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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업계에 따르면 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 24~26일 3일간 웨스트 2층에서는 스트리트 패션 남성복 브랜드 ‘언더마이카’의 팝업을 단독으로 선보였다.
언더마이카는 국내 브랜드로 지난 2020년 선보인 이후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1030’ 남성 소비자들의 강력한 팬덤을 구축한 브랜드다. 자사 브랜드 몰을 중심으로 한정판 제품을 선보이면서 판매 개시 즉시 ‘완판’ 딱지가 붙는다. ‘희소성’과 ‘개성’을 무기로 가치 소비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 사이에서 ‘30초 완판 신화’, ‘웃돈(플미) 100만원)’이 붙는 브랜드로 유명하다.
|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앞 언더마이카 오픈런에 참여한 소비자들이 텐트를 치고 대기 중인 모습. (사진=독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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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아X언더마이카’ 오픈런 행렬은 팝업 전날인 지난 23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됐다. 오픈 첫날인 24일 오전 약 200여명 이상이 백화점 앞에 장사진을 이루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압구정동 일대가 들썩였다는 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갤러리아는 언더마이카와 이번 팝업에서 갤러리아 전용 단독 상품 2종을 선보였다.
대표 제품은 ‘디트레인지(DTRANGE)’ 자켓(34만9000원)과 갤러리아 익스클루시브 ‘무드셀라(METHUSELAH)’ 후디(15만9000원) 제품으로 특히 이번 팝업은 상품 수량을 일자별로 배분해 판매하면서 3일 내내 매진현상이 발생했다. 일찍부터 줄을 선 고객들은 백화점 앞에 텐트를 치고 밤을 새웠다.
| 갤러리아X언더마이카 팝업 전경. (사진=갤러리아백화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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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1억4000만원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 목표(1억원)는 팝업 시작 이틀 만에 달성했다. 이는 해외 수입 명품 브랜드 매출과 비슷한 수준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팝업 유치를 통해 MZ세대 소비자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앞서 지난달 7일 ‘떠그클럽’ 팝업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을 당시에도 흥행 대박을 냈다. 주말 이틀간 팝업을 진행하면서 약 9000만원 정도의 매출이 나온 것으로 파악된다.
| 지난달 7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앞 ‘떠그클럽’ 오픈런 대기줄에서 조영민 떠그클럽 대표가 고객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백주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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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그클럽은 2018년 패션 인플루언서 ‘조영민’이 설립한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다. 유명 힙합 가수 △에이셉 라키(A$AP Rocky) △다베이비(DaBaby) △센트럴 씨(Central Cee) △시저(SZA) 등이 입고 SNS에 올려 전세계적으로 크게 화제가 된 브랜드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2030대 상품기획자(MD)가 그 세대의 유행을 반영한 인기 높은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유치하면서 MZ 세대의 오픈런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며 “향후에도 다양한 디자이너 브랜드 발굴 유치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떠그클럽’ 팝업 스토어. (사진=갤러리아백화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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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명품 일변도의 백화점 트렌드에서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팝업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점은 호재라고 분석했다. 국내 브랜드가 설 자리를 잃어가는 가운데 가능성 있는 브랜드를 발굴하고 유치하는 것이 백화점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일명 ‘도메스틱 브랜드’는 나이키와 캘빈클라인 등 해외 기성 스포츠·패션 브랜드나 명품, 매스티지 브랜드와는 확연하게 구분되는 특징이 있다”며 “업계에서는 개성과 취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대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명품보다 모시기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