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장가오리(張高麗) 전 중국 부총리와 강압적으로 성관계를 했다고 폭로한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彭師)가 베이징동계올림픽 기간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만날 것이라고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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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펑솨이에 대한 질문이 두차례 나오자 “우리는 올림픽 대회에서 펑솨이와 만날 예정이라고 항상 말해왔다”며 “변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만남이 언제 어디에서 이뤄질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또 바흐 IOC 위원장과 펑솨이가 만난 후 어떤 내용을 공개할지도 펑솨이 측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가 성폭력 사건에 대한 조사를 원한다면 지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앞서 펑솨이는 작년 11월 SNS인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몇 년 간 장가오리에게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폭로 직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펑솨이의 행방이 묘연하다고 보도해고, 테니스계 스타들과 유엔, 미국 정부 등이 나서 우려를 표명했다. 펑솨이는 2014년 복식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던 선수다.
펑솨이는 국제적으로 문제가 커지자 자신의 발언이 거짓이었다는 내용의 서신을 세계 여자 테니스 협회(WTA)에 보냈고 이를 중국 관영 영문 매체 CGTN가 보도했다. IOC 위원들과도 화상 통화를 진행해 자신이 안전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싱가포르 중국어 매체 연합조보와 인터뷰를 통해서도 “성폭행했다고 말하거나 쓴 적이 없다”며 “다들 많이 오해하고 있다. 왜곡된 해석을 하고 있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으로도 논란이 사라지지 않았다. 서방국이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진행하는 데 있어 장가오리 사건도 큰 여파를 미쳤던 만큼 펑솨이가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세계 여자 테니스 협회(WTA)는 “펑솨이가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없고 성폭행 폭로를 번복하라고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들에게 그곳에서 시합을 하라 요청할 수 없다”면서 중국에서 진행 예정이던 테니스 토너먼트를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