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조 충남도지사는 11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사라지는 지방, 살아나는 지방’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이 같이 강조했다.
양 지사는 “예를 들어 충청남도 부여군에서는 지난 한 해 동안 194명이 출생하고 912명이 사망했다”며 “이런 추세가 10년, 30년 지속되면 그 지역은 인구를 지탱할 수 없게 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수도권의 고령인구비율은 13.9%인 반면, 전남·경북·전북·강원은 20%를 초과했다”며 “충청남도는 2005년 고령사회에 진입해 국가보다 12년 빨리 고령화가 진행되는 등 지방은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현재(4월 기준)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약 823만명으로 전체 인구(5184만명) 중 15.9%를 차지하고 있다. 이 추세라면 5년 뒤 2025년쯤 고령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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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용정보원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지방소멸지수를 통해 전국 228개 시·군·구 중 97개(42.5%), 전국 3542개 읍·면·동 중 1641개(46.3%)가 30년 내에 소멸한다고 전망했다. 소멸위험에 처한 97개 시·군·구 중 수도권은 6개에 불과하지만, 지방은 91개에 달한다.
양 지사는 이날 발표를 통해 지방에 가중된 인구감소의 원인으로 ‘수도권 집중’과 ‘미약한 자치분권’을 꼽았다.
그는 또 “자치행정 분야의 3분의 2는 국가사무며 직원 70%는 국가에서 정해준 지정된 일을 수행하고 있으다”며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76대 24 수준인 등 자치재정 분야에서도 취약하며, 자치입법 규정으로 지역적 특성에 부합하는 개별적·창의적 행정구현도 어렵다”고 말했다.
양 지사는 “결국 지방에 가중된 인구감소 극복의 해결방안은 강력한 수도권 집중과 미약한 자치분권의 해소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쇼크는 지방이 가장 최선두에서 맞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저출산·고령화 극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곳도 지방”이라며 “균형발전과 자치분권 강화를 통한 지방의 내생적 역량을 키우는 길만이 국가적 저출산과 지방소멸에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