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임대로 대학생 주거난 덜고 입주민 사교육비 경감

마포구 '래미안 웰스트림' 부분임대 10가구 무상 제공
  • 등록 2016-05-19 오전 10:20:36

    수정 2016-05-19 오전 10:20:36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전월세 가격이 치솟고 재개발·재건축으로 인해 대학가의 단독주택 감소에 따라 주거난을 겪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부분임대 아파트가 하나의 해법으로 등장했다.

서울 마포구에 따르면 올해 1월 입주한 현석동 소재 ‘래미안 웰스트림’ 아파트가 부분임대를 활용해 대학생들에게 주거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단지는 현석2구역을 재개발한 곳이다.

마포구는 이 아파트가 서강대와 홍익대에 인접한 대학가에 있다는 점을 감안해 현석2구역 재개발조합에 부분임대 아파트를 반영해 설계하도록 권고했다. 그 결과 62가구의 부분임대 아파트가 공급됐다.

△마포구 ‘래미안 웰스트림’ 아파트 단지 내 커뮤니티 센터에서 부분임대 아파트 거주 대학생이 입주민 자녀들에게 무료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부분임대 아파트는 아파트 한 채에 독립된 출입문과 부엌, 화장실, 방이 마련된 가구분리형 주택이다. 주로 본채는 집주인이 쓰고 별채는 임대를 주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재개발조합과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부분임대 아파트 62가구 중 10가구 집주인과 2년간 협약을 체결했다. 집주인은 20명의 대학생들에게 부분임대 아파트 별채를 제공하고, 조합과 시공사가 집주인에게 월세를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입주 대학생은 무상으로 거주할 수 있는 대신 2년간 매주 2회씩 입주민 자녀들에게 영어, 수학, 예체능 등 교과목을 재능기부로 가르친다.

지난 4월부터 운영 중인 마을학교는 단지 내 커뮤니티 센터에서 이뤄지며 현재 56명의 학생들이 이곳에서 입주 대학생들에게 교과목을 배우고 있다. 아파트 관계자는 “가르치는 대학생과 배우는 학생 모두 만족도가 높다”며 “입주가 마무리되면 더 많은 학생들이 교육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천 마포구 주택과장은 “아파트 단지 내 마을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아파트 주민들의 사교육비를 절감하고 부분임대 아파트 소유자는 안정적인 월세를 보장받을 수 있으며 대학생들의 주거난도 해소되는 1석 3조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2년 뒤 이 제도의 유지 여부다. 현재까지는 협약이 2년간만 유효하기 때문이다. 마포구 관계자는 “2년 후에는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이 제도를 이어 받아서 운영해야 유지될 수 있다”며 “대학생과 입주민의 만족도가 높으면 자연스럽게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현석2구역 재개발사업을 토대로 신규 정비사업 시행 시 부분임대 아파트를 활용한 대학생 재능기부 프로그램이 도입될 수 있도록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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