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전문가들 "다시 경기에 주목하라"

이데일리 봄스 멤버들 "경제지표 면밀히 분석해야"
"국고채 5년물 부각..채권금리 단기급등 어려워"
  • 등록 2006-03-08 오후 2:48:27

    수정 2006-03-08 오후 2:48:27

[이데일리 이학선기자] 국내외 금리인상과 수익률곡선 평탄화, 수급 호재 등 만만치않은 재료가 채권시장을 흔들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제부터 경기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지난 두달간 진행된 금리하락을 무색케할 정도로 채권금리가 큰 폭 뛰면서 투자심리가 흔들리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원칙에 충실한 투자가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최고의 채권시장 전문가들이 기고한 `이데일리 3월 봄스(BoMS, Bond Market Strategy)`에서 전문가들은 향후 금리 움직임을 좌우할 핵심변수로 경기를 지목했다.

(각 전문가별 기고내용은 8일 오전 10시47분부터 이데일리 유료뉴스인 `마켓플러스`에 게재됐습니다.)

◇경기 확장국면이지만…

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확장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에는 큰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1~2월 수출과 산업생산 등 경제지표에서 엇갈린 신호가 나와 이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석원 한화증권 채권분석팀장은 "최근 발표되는 경제지표에서 국내외 경기확장이 곧 마무리될 것이라는 증거를 찾기 어렵다"며 "1월 산업생산이나 투자증가율은 낮았으나 계절적 요인으로 설명이 가능한 정도였고 2월 수출실적은 1월의 부진을 상쇄할 만했다"고 평가했다.

최 팀장은 "무역수지 흑자폭 감소가 우려됐지만, 환율을 안정시킨다는 점에서 오히려 좋은 신호였다"며 "게다가 비록 설 효과가 섞여 있었다 해도 서비스업 활동이 더 활발해져서 향후 투자 및 자금 수요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고 진단했다.

반면 이지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1~2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대 증가율을 유지, 일단 수출모멘텀 둔화가 우려보다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러나 일별수출이 지난해와 비교할 때 평균 4% 내외 증가에 그치고 있어 추가적인 수출확장이 버거움을 대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더욱이 수입이 빠른 속도로 늘면서 무역수지 흑자폭이 크게 줄고 있어 당초 기대만큼 우리 경제가 성장하려면 내수 부문이 감당해야 할 몫이 더 커진 셈"이라며 "설비투자 지표가 다소 부진한 점과 1월 지표는 계절성을 감안할 때 내수 부문이 수출 부문의 성장 기여도 감소를 충분히 커버할 것으로 확신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경제지표에 대한 해석차는 금리전망으로 이어졌다. 최 팀장은 "단기적으로 금리가 급등할 여지는 크지 않다"며 "하지만 정책금리를 인상하고 경기 사이클이 추가 인상을 지지한다면 수준은 점차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2월말~3월초 발표된 국내 지표가 최근 금리반등에 일조한 측면이 있지만, 방향성을 제공하기에는 충분치 못해 3월 후반까지는 판단을 미뤄두는 것이 편해 보인다"고 말했다.

◇국고채 5년물에 `시선집중`

관심을 기울여야할 종목으로는 국고채 5년물이 꼽혔다. 정부가 국고채 5년물을 중심채권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국내외 수익률곡선이 평탄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투자메리트가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동락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거래 규모 뿐만 아니라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스프레드 측면에서도 5년물은 사실상 지표채권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지난 2001년 이후 국고 5년물과 3년물 간의 스프레드는 추세적으로 그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향후 포트폴리오 구성시 새로운 지표채권인 국고 5년물을 전체 듀레이션 조정의 포인트 채권으로 설정할 것을 권고한다"며 "전략적인 관점에서는 캐리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우수한 5년물의 주변물에 대해 관심을 두고 듀레이션 조절은 지표물을 활용하는 접근도 권할 만하다"고 말했다.

최완석 새마을금고연합회 채권운용팀 차장은 "우리나라도 (미국처럼)수익률 곡선이 완만해지기 위한 여러가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우선 과거에 비해 성장률 절대치가 낮아져 있고 향후에도 인구 고령화 등을 고려할 때 성장률이 크게 높아지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 팀장은 "결국 전반적인 금리수준이 낮아질 것이고 이에 따라 수익률 곡선도 평탄해 질 것"이라며 "또한 경제 성숙에 따라 자본축척이 이루어지면서 이러한 자본축적이 자금수요를 능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금리상승에도 한계있다"

이밖에 전문가들은 채권시장 비우호적 요인이 우세해졌지만 채권금리가 단기간에 큰 폭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혁수 동부증권 투자전략가는 "채권시장을 둘러싼 주변여건이 연초에 비해 비우호적인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1월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주춤했던 경기 확장국면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금리 하단이 두텁다는 인식이 더욱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 세계적인 긴축 움직임과 주요국 국채금리 상승도 우리 채권시장에는 그다지 좋은 뉴스는 아닌 것 같다"며 "다만, 수급이나 통화정책에 대한 부담 완화 등을 감안할 때 금리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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