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고환율 영향으로 다음달 물가상승률 좀 더 높아질수도"

한국은행, 김웅 부총재보 주재 '물가 상황 점검회의'
12월 물가상승률 1.9%…기저효과·환율상승 영향
"다음달 이후론 당분간 2% 밑도는 수준 이어갈 전망"
  • 등록 2024-12-31 오전 10:35:02

    수정 2024-12-31 오전 10:35:02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한국은행은 최근 환율 급등의 영향으로 다음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만에 2%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그 이후로는 기저효과와 낮은 수요 압력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2%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31일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초 예상대로 지난해 말 유가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와 그간 높아진 환율 영향 등으로 1%대 후반으로 올랐다”며 “다음 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의 고환율 등으로 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1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1.9% 오른 114.91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9월부터 4개월째 1%대 흐름을 이어오고 있지만, 이번달에는 석유류 및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르며 11월(1.5%)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커졌다.

석유류 가격 상승률은 11월 -5.3%에서 12월 1.0%로 상승 전환했고, 농축수산물가격은 1.0%에서 2.6%로 상승률이 확대됐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증가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석유류가 0.26%포인트, 농축수산물이 0.12%포인트 씩을 올렸다.

환율 상승도 이번달 소비자물가 상승폭을 키우는 데 한몫했다. 한은의 모형 추정 결과를 보면 11월 중순 이후 환율 상승은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05~0.1%포인트 정도 높인 것으로 계산됐다.

(자료= 한국은행)


근원물가 상승률은 1.8%로 전월(1.9%)에 비해 소폭 둔화됐다. 서비스물가가 전월 수준의 상승세를 유지한 가운데 근원상품 가격의 오름폭이 자동차 등 내구재를 중심으로 축소됐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 상승률은 2.2%대 초반 수준으로 비교적 큰 폭으로 반등했다. 석유류 및 농축수산물가격 오름폭이 확대되면서다. 생활물가는 △10월 1.2% △11월 1.6% △12월 2.2%로 상승률이 확대되고 있다.

김 부총재보는 “환율은 이후에도 물가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내년 1월) 이후로는 유가와 농산물가격의 기저효과, 낮은 수요압력 등에 영향으로 당분간 2%를 밑도는 수준에서 안정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율 움직임, 소비심리 위축 영향, 공공요금 인상 시기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향후 물가 흐름을 주의 깊게 점검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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